다섯단계로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7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는 검사량이 줄어든 주말에도 세자릿수를 나타냈다. 요양시설·요양병원 등 고위험시설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데다, 가족·지인 모임 등 일상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43명 나온 것으로 집계했다. 국내 지역발생 확진자만 118명이다. 전날 방대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최근 감염 양상이 크게 두가지로 구분되고 있다. 하나는 요양시설·요양병원 등 고위험군이 머무르고 있는 곳에서 나타나는 집단감염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지인 모임, 친척 모임, 사우나, 수영장 등 일상 곳곳에서 나타나는 산발적 감염”이라며 “코로나19의 특성상 무증상과 경증 감염이 많다 보니 조용한 전파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우선 노인들이 밀집해 있는 요양시설에서의 전파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안양시 요양시설 관련 확진자는 14명 추가돼, 누적 환자가 104명으로 늘었다. 서울 동대문구 에이스희망케어센터 관련 확진자도 8명이 늘어, 누적 3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일상 곳곳에서 발생하는 엔(n)차 감염도 확진자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경남에서는 일가족이 참석한 제사 모임 이후 4차 전파로까지 번졌다. 지난달 18일 창원에서 제사 모임에 참석했던 16명 가운데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누적 확진자가 28명으로 늘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제사 모임이다 보니 가족 간 식사나 대화가 있었던 점이 취약 요인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 내 감염도 이어졌다. 방대본은 서울 강남구 역삼역, 서초구 빌딩 관련 집단감염이 새로 보고됐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 10월29일 서울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서 일하는 직원이 처음 확진된 뒤 동료와 가족, 지인한테로 전파되면서 확진자가 11명으로 늘었다. 서초구 빌딩과 관련해서도 지난 3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누적 확진자가 13명이 됐다. 또 서울 영등포구 증권사에서는 격리 중 3명, 충남 아산 직장·충남 천안 콜센터와 관련해서도 각 2명의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방역당국은 각종 행사나 모임이 많았던 10월31일 핼러윈데이로 인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지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방대본은 이날 현재까지 핼러윈데이 관련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혜미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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