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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정부 “내년 가을 접종 목표…화이자·모더나와 막바지 협상 중”

등록 2020-11-17 17:17수정 2020-11-18 09:19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
코로나19 예방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모더나 본사 현관과 로고를 지난 5월 촬영한 사진. 모더나사는 16일(현지시각) 3상 임상시험 예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예방률이 94.5%에 이르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예방백신을 개발 중인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모더나 본사 현관과 로고를 지난 5월 촬영한 사진. 모더나사는 16일(현지시각) 3상 임상시험 예비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예방률이 94.5%에 이르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도 16일(현지시각) 예방효과 90% 이상의 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내놓은 가운데, 정부는 두 회사 제품을 포함한 5개 백신에 대한 구매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늦가을에 있을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전에, 우선 접종이 필요한 이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는 것이 목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열린 코로나19 백신 도입 자문위원회에서 3상 임상시험이 들어간 백신 10개 가운데 임상 자료가 부족하거나 정보가 미흡한 것을 제외하고 5개 정도를 추렸다”며 “이들 백신을 시차를 두고 선구매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권 부본부장은 “화이자, 모더나와도 이미 양자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말 혹은 12월 초에는 전체적인 계약 현황과 진행 상황, 확보 물량 등에 대해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초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활용해 1천만명분을, 백신 개발 글로벌 기업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2천만명분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왔다. 방대본은 국내에 들여올 백신 물량을 전체 인구의 60%보다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이날 설명했다.

접종 목표 시기도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날 “우선접종 대상자에 대해서는 내년 늦가을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이 이루어지기 전에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며 다만 “미국이나 유럽 등 먼저 접종을 하는 나라의 접종 시작 시점이 당겨지면 국내 접종도 그에 맞춰 적시에 하겠다”고 했다. 다른 국가의 접종 시작 시점에 따라 부작용 여부를 관찰한 뒤 국내 접종 시점도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권 부본부장은 “2회 접종하는 데 평균 한달, 부작용 관찰에 두달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경우, 1회차 접종과 2회차 접종 간 간격은 각각 3주와 4주다.

전날 코로나19 백신의 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발표한 모더나 쪽은 94.5%의 예방효과와 함께 의료기관과 약국에서 보관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모더나 쪽은 백신의 표준 냉장온도인 섭씨 2~8도에서 30일간 보관할 수 있고 영하 20도에서 6개월간 장기 보관과 이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예방효과 90% 이상이라고 발표된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이하에서만 6개월간 보관이 가능하고 일반 냉장 보관 기간은 최대 5일에 그쳐, 국내로까지 유통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백신 생산량에서는 화이자가 다소 앞선다. 화이자는 연내 최대 5천만회분(2500만명)을 생산할 수 있고, 내년엔 13억회분까지 생산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비해 모더나는 연내 2천만회분, 내년에 5억~10억회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3상 임상시험 중 부작용 발생 여부와 관련해, 화이자는 “심각한 안전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모더나는 접종 부위 통증(2.7%)과 2차 접종 뒤 피로감(9.7%), 근육통(9%), 두통과 복합통증(5%) 등이 나타났다고 밝힌 점도 다르다. 앞으로 두 제약사에 이어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존슨앤드존슨 등이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각 지역 규제당국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전망이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이날도 백신으로 코로나19가 곧 종식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기대 이상의 3상 중간 결과가 나온 것은 맞지만, 실제 백신이 보급되고 접종되기까지 최소 10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제 겨우 터널을 절반 정도 지나온 것”이라며 “백신 개발로 방역 태세를 늦추면 오히려 더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대본도 “백신과 치료제는 생활방역을 보완하는 것이지 당장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산길에 방심해서 부상을 입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하얀 최현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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