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설명을 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97명으로 역대 최다 규모를 나타냈다.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하는 확산세가 닷새 연속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집에서 병상을 기다리던 60대 환자가 또 숨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3단계 거리두기는 국민적 동의와 참여가 확보되는 가운데 결정하고 실행할 예정”이라며 “(3단계를 하더라도) 지역 간 이동 제한과 같은 ‘록다운’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0시 기준으로 1097명이 신규 확진됐다고 밝혔다. 또다시 역대 최대 규모다. 서울 473명, 경기 249명, 인천 62명까지 수도권에서만 776명이 확진됐다. 지난 일주일(13~19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949명으로, 그 전 주(6∼12일) 661.7명보다 287.3명이나 증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21일에도 이어진다면 평균 1000명을 웃돌게 돼 3단계 격상 기준(800~1000명)의 상한선을 초과할 전망이다. 이날 0시 기준 수도권에서 하루 이상 병상을 기다리는 자택 대기자는 서울 137명, 경기 216명, 인천 15명 등 368명이라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밝혔다.
정부는 이날도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정부 중앙부처와 지자체 간, 또 중앙부처 내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거리두기를 어떻게 시행할 것인지를 매일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1차장은 이어 “3단계로 격상하면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분야도 일정 부분 멈추는 것이 포함돼 있다”며 “그러한 것을 미처 모르고 3단계는 단순히 식당에서의 취식을 금지하는 정도 수준으로 생각하면서 3단계를 주장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그저 확진자 수가 많아지니 3단계로 가야 한다는 기계적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지역 간 이동제한과 같은 록다운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전날 밤 10시께 서울 구로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자가격리 중이던 60대 ㄱ씨가 숨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ㄱ씨는 최근 함께 식사했던 친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지난 17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그러나 병상이 없어 집에서 입원 대기를 하다가 의식이 없는 상태가 된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확진된 날 밤 10시께 응급하다는 신고를 받고 병상을 배정하던 도중 사망하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ㄱ씨에게 기저질환이 있었는지 등을 파악 중이다. 앞서 지난 12일 확진된 서울의 60대 환자도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15일 집에서 숨지는 일이 생긴 바 있다.
비수도권 상황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한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경남권 82.9명, 충청권 72.6명, 경북권 42명, 호남권 33.3명 등 전반적으로 증가세다. 특히 전날 0시 기준으로 비수도권 확진자가 337명 발생해 지난 2~3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 뒤 처음으로 300명대를 기록했다. 주말을 지나는 동안 충북 청주 참사랑요양병원(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61명), 충북 괴산군 성모병원-음성군 소망병원(58명), 강원 동해 초등학교(27명), 제주도 성당-사우나(80명) 등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번졌다.
최하얀 송인걸 허호준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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