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등에서 유행하자, 정부가 모든 외국인 입국자에 대해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은 음성확인서 제출을 공항에서는 8일 입국자부터, 항만에서는 15일 승선자부터 적용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3일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한 외국인이 관계자에게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가파른 증가 곡선을 그려왔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점차 늘면서 확산세를 가를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3일 기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확진자는 9명,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1명으로 확인됐다. 전날 확인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지난달 1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홀로 입국한 뒤 자택으로 이동했으며 자가격리 중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첫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지난달 26일 입국 당시 발열 증상으로 공항 검역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동반자 1명의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앞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실이 확인된 가족 4명 가운데 1명이 지난달 27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병원과 미용실, 마트 등을 방문해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으나 현재까지 2차 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확진자는 지난 11월 초 영국에서 입국 당시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를 마쳤으나, 뒤이어 입국한 80대 남성 등 가족 3명과 한 공간에서 생활하다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일단 검역 단계에서 대부분의 확진자를 걸러냈다는 점에서 아직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8일부터 항공편으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항만 입국시 15일 승선자 기준)에 대해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확인서 제출 및 모든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를 의무화하는 등 방역 조처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33개국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데다, 실제로 얼마나 널리 전파됐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새해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9월에 처음 발견돼 영국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최대 1.7배까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31일 영국의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변이주는 영국의 2차 봉쇄(2020.11.5~12.2) 기간 3배로 늘어, 같은 기간 확진자가 3분의 1로 감소한 기존 코로나19와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재생산 지수는 1.4~1.8을 기록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이 여파로 2일(현지시각)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7725명으로 또다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57명으로, 23일 만에 600명대로 주춤했다. 새해 연휴 기간 진단검사가 줄어든 영향이 크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게 방역당국 판단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를 보면, 지난 한주간(12월27일~1월2일) 일평균 확진자는 931.3명으로 직전 주의 1017명에 견줘 85.7명 감소했다. 주말 이동량도 11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전보다 34% 정도 감소했으며, 감염재생산지수(한명의 확진자가 추가 전파시키는 사람의 수)도 1.0 수준으로 낮아졌다. 중대본은 “그간의 거리두기 실천에 힘입어 차츰 환자 발생이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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