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 지트리비앤티 물류센터에서 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25일 오전 서울 중랑구 보건소에 도착, 관계자가 백신 수송함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동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전날 경북 안동의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출하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에서 밤샘 소분 작업 등을 거쳐 냉장유통트럭을 타고 각 지역으로 배송됐다.
동이 트기 전인 새벽 5시께, 이천 지트리비앤티 물류센터에는 백신 수송 경호를 맡은 군과 경찰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후 물류센터 도크에서는 밤샘 작업을 통해 재분류와 포장 작업을 거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소형 냉장컨테이너에 담아 냉장유통트럭으로 옮겨 싣는 작업이 시작됐다. 이후 새벽 5시50분께, 도크에서 1톤짜리 냉장유통트럭 1대가 순찰차와 군사경찰차의 앞뒤 호위를 받으며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9시까지 냉장유통트럭 56대가 물류센터를 떠났다. 트럭은 전국 보건소 257곳과 요양병원 292곳으로 향했는데, 이날 운송된 백신은 16만3천도스(8만1500명분)다. 26일 마지막 남은 한곳인 울릉도 보건소 배송을 마치면, 전국 보건소 258곳 배송이 완료된다. 방역당국은 28일까지 요양병원 1657곳에도 배송을 마칠 계획이다.
25일 오전 경기도 이천 지트리비앤티 물류센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운송 트럭들과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렇게 배송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6일 전국 213개 요양시설의 입소자·종사자 5266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접종에 들어간다. 백신을 배송받은 292개 요양병원도 자체 접종계획에 따라 5일 안으로 접종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이날 백신 배송 과정은 전반적으로 지연됐다. 백신을 냉장유통트럭으로 옮기는 작업에 1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20분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은 “첫 배송이어서 백신 유통사가 철저하게 확인하고 신중히 처리하다 보니 일정이 약간씩 늦어졌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도 수원 권선구 보건소에는 백신이 오전 7시~7시30분께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도착한 시간은 8시48분이었다.
이날 권선구 보건소에 들어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은 500명분이다. 새달 2일부터 관내 요양시설 17곳과 정신재활시설 5곳의 65살 미만 시설 입소·종사자 460여명을 대상으로 접종하게 된다. 걸어서 올 수 있는 사람은 보건소에서 접종하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선 의사·간호사·행정요원 등 4~5명으로 구성된 접종팀이 직접 방문해 접종한다. 이들에 대한 1차 접종은 3월 중순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우태옥 권선구 보건소장은 “전달받은 백신은 보건소 내 예방접종실의 (온도 이탈 때 담당자에게 알림이 가는) 오토콜 기능이 장착된 백신 전용 냉장고에 보관할 예정”이라며 “온도는 3~4도로 유지하고 24시간 모니터링해 안전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민에게 접종할 코로나19 백신(3900회분)을 실은 1t 냉동탑차가 25일 오전 제주시보건소에 도착해 관계자들이 백신을 담은 상자를 약품보관실로 옮기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광주에도 이날 이천 물류센터를 떠난 냉장유통트럭이 빗속을 뚫고 무사히 도착했다. 운송용 냉장유통트럭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광산구 보건소에 처음 모습을 보였는데, 트럭이 경찰순찰차와 군용차의 호위를 받으며 보건소 입구에 정차하자 방역요원들이 직접 문을 열었다. 이들은 백신이 보관된 소형 냉장컨테이너를 20m 정도 떨어진 보건소 보관 냉장고로 옮겼다. 이들은 운송 과정에서 온도 변화는 없었는지, 백신의 수량은 정확한지 등을 꼼꼼하게 파악했다. 광산구 보건소 쪽은 “백신 상자를 보건소 접종실까지 옮긴 뒤 검수와 저장고 입고까지 모든 과정을 살얼음 위를 걷듯 조심스럽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27일부터 감염병전담병원, 거점전담병원 등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5만5천여명에게 접종되는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은 대한항공 KE9926편으로 26일 낮 12시10분 국내에 도착하는 즉시 인천국제공항에서 5개 예방접종센터로 배송된다. 이후 새달 8일부터는 예방접종센터에서 자체접종기관 82곳으로 배송한다. 화이자 백신 접종 첫날인 27일에는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종사자 199명과 수도권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 101명이 접종을 받는다.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는 3월12일까지 1차 접종을 마칠 계획이고, 코로나19 치료병원 전체 종사자에 대한 1차 접종은 3월20일까지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차 접종은 이들의 첫 접종일(2월27일)로부터 3주 뒤인 3월20일부터 시작되며 4월10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혜미 김기성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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