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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도봉구 첫 백신 접종 의료진 “긴장하면 과호흡 우려…안심하고 맞으시라”

등록 2021-02-26 11:48수정 2021-02-26 13:38

도봉구 보건소에선 김정옥 노야재활요양원장 첫 접종
“접종 직후 약간 울렁증…15분 정도 지나니 괜찮아”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6일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요양병원·요양시설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26일. 서울시 도봉구 보건소에서는 오전 9시 접종 시작을 앞두고 방호복에 마스크, 안면투명덮개까지 쓴 직원들 사이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 9시 정각이 되자 접종실로 첫 접종자인 김정옥(57) 노아재활요양원 원장이 들어섰다. 문진표와 신분증을 직원에게 내고 접수한 다음, 예진을 담당한 의사에게 가서 성명과 백신 접종 여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의사는 알레르기 여부와 혈압 등을 체크하고 주의사항을 알려준 뒤 “편안한 마음으로 접종받으세요”라고 김 원장을 격려했다.

김 원장이 접종실에 들어오자 의료진이 백신 보관함에서 백신을 꺼내 주사기에 옮겨담고 김 원장의 왼팔에 접종했다. 의료진은 “주사 맞은 부위가 빨갛게 붓거나 아플 수 있어요. 15분간 여기서 상태 보시고, 집에 가서도 열이 심하게 나면 병원에 가세요. 3시간 이상 안정을 취하고, 오늘은 샤워나 과격한 운동은 삼가 주십쇼”라고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김 원장은 8주 뒤인 2차 접종 날짜를 확인한 뒤에, 접종 확인서를 받아 접종실을 나왔다. 접종실에 들어와 나서는데까지 7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 원장은 15분간 이상반응 관찰실에서 대기하던 중에 의료진에게 메스꺼움을 호소했다. 의료진이 장비를 손가락에 연결해 맥박과 혈압을 체크했다. 김 원장은 “어젯밤에 긴장해서 잠을 잘 못 잤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혈압엔 문제 없고 긴장하면 과호흡이 있을 수 있다”며 이상반응이 아닌 긴장감으로 인한 메스꺼움이라고 결론내렸다.

김 원장은 모든 과정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접종하고 처음엔 약간 울렁거렸는데 15분쯤 지나니 괜찮아졌다. 일상에 지장이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간 요양원 어르신들이 가족과 면회 한 번 못하며 고생하셨다. 이스라엘에선 4월부터 마스크를 벗는다고 하니, 백신 접종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집단면역이 잘 생성돼서 마음껏 자녀들과 면회하게 되길, 국민들도 마스크를 벗게 되길 바란다. 지금은 기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접종한 오정화(45) 노아재활병원 직원은 “백신에 따라 면역 효과가 다르다는 보도 때문에 살짝 걱정했다. 방송사 카메라도 많아서 긴장해서 그런지 맞으면서 좀 떨었고, 속이 메스꺼웠는데 지금은 괜찮다. (사람들이) 부작용 얘기하기도 하지만 일단 접종했다는 것 자체로 희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접종자 60명의 접종 전 예진을 담당한 박선희 의사는 긴장을 덜어주기 위해 접종자들에게 가벼운 농담을 건네는 등 편안한 분위기에서 접종이 이뤄지도록 했다. 그는 “앞에 접종한 분들은 긴장해서 이상반응 나온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민은 접종받아도 안전하다.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의 실무진과 많은 분들이 빨리 불안감 떨치고 접종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준 도봉구보건소장은 “지금의 힘든 코로나 전염병 상황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코로나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다. 오늘 그 첫발을 내딛어, 지역 보건담당자로서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도 “1차 접종 대상자중 동의율이 94%인 것을 보고 우려보다 기대가 크다는 걸 알았다. 공무원과 의료진들이 백신 접종 위해서 많은 노력 기울여왔고, 시민들도 오늘을 기다려왔다. 오늘이 어둡고 긴 코로나 터널을 빠져나가는 첫 날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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