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GC)녹십자 오창공장에서 혈장 분획 공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녹십자 제공
코로나19 완치자 혈액 속에 포함된 항체 및 면역글로블린을 농축한 ‘혈장 치료제’가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25일 “국립감염병연구소 신종바이러스연구센터가 혈장 치료제를 세포 수준에서 국내 유행 바이러스 유전형 9종(S, L, V, G, GR, GH, GV, 영국 변이주, 남아공 변이주)에 대해 중화 효능이 있는지 분석한 결과, 분석 대상 유전형에 대해 중화항체가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개발 중인 혈장 치료제가 영국과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한 9개종 바이러스 모두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만든다는 것이 ‘실험실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권준욱 방대본 2부본부장은 “이번 분석 결과는 세포 수준에서 확인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치료 효능은 제약사의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녹십자가 진행 중인 혈장치료제 임상 2상 결과는 오는 4월 나올 예정이다. 현재는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이 위급한 중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정식 허가가 나지 않은 임상시험용 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의료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혈장치료제는 현재 42건이다.
방대본은 아직 브라질 변이에 대해서는 혈장치료제의 효능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브라질 변이는 아직 균주 분리 단계에 있다”며 “향후 브라질 변의주에 대해서도 효능을 나타내는지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혈장치료제는 확진자의 공여 혈정을 바탕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대량생산과 대량확보에 한계가 크다. 현재 국내에 확보된 혈장치료제도 400명분이 채 되지 않는다. 혈장치료제보다 대량생산에 용이한 항체치료제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방대본은 지난달 11일 국립감염병연구소 평가 결과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기존에 유행한 바이러스 6종(S, L, V, G, GH, GR)과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는 우수한 중화능력을 보였지만,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억제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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