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희귀 혈전증이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인정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30살 미만에는 접종하지 않기로 했다. 다른 연령대를 대상으로는 12일부터 접종이 재개된다.
11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지난 8일 잠정 연기·보류되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2분기 접종일정’ 계획대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9일이었던 접종 시작 시기를 일단 연기했던 특수교육 종사자와 유치원·초중등 보육교사, 감염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장애인·노인·노숙인) 등에 대한 접종을 12일부터 시작한다. 2월 말 이후 계속 접종을 진행 중이었으나 희귀 혈전증 논란으로 일정을 중단했던 요양병원·요양시설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등의 60살 미만 대상자들도 같은 날부터 접종을 재개한다.
추진단이 전문가 논의를 거쳐 30살 미만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이 연령대는 희귀 혈전증 위험에 견줘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이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인정한 희귀 혈전증이란,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뇌정맥동혈전증과 내장정맥혈전증이다.
추진단은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자에 대해 백신을 바꾸어 2차 접종을 하는 교차접종은 하지 않기로 했다. 1차 접종 때 희귀 혈전증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2차 접종도 아스트라제네카로 한다는 설명이다. 접종 제한 대상 연령을 30살 미만으로 하고, 교차접종을 하지 않는 것은 영국과 동일한 조처다.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55살 미만과 60살 미만에 접종을 제한하고, 이 연령대에 해당할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자도 화이자나 모더나 등 엠아르엔에이(mRNA, 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으로 바꾸어 2차 접종을 할 것을 권고했다.
추진단은 지난 나흘간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모은 뒤 이런 결정을 내렸다. 지난 8일에는 혈전 분야 전문가 자문단 회의가 열렸고, 9일에는 코로나19 백신 분야 전문가 자문단이 모였다. 10일에는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개최돼 앞선 유럽의약품청 발표를 비롯한 국내외 동향 등을 검토하고,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방안을 마련했다.
예방접종전문위는 전날 회의에서 접종 재개와 30살 미만 접종 제한을 권고함과 동시에, 질병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희귀 혈전증 대처에 대한 추가 안전장치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고도 추진단은 밝혔다. 이에 따라 추진단은 “희귀 혈전증 등이 접종 뒤 4주 안에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대하거나 특이한 이상반응 발생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또 관련 전문 학회를 중심으로 실제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정부는 의료계, 전문가와 협력하여 이상반응 발생 시 신속하게 치료하고, 이상반응 감시‧조사‧심의를 신속하게 진행하여,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며 “국민께서는 불안감보다는 건강보호와 일상회복을 위해 접종순서가 오면 건강상태가 좋은 날 안전하게 접종을 받아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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