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북 경주시 건천읍 한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해 방역 관리에 빨간불이 커졌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변이 바이러스 확진이 많이 나타나는 지역은 별도 차단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06명으로 국내 발생 확진자는 585명이다. 이 가운데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확진자는 모두 144명(24.6%)이다. 이날 국내 발생 확진자 4명 가운데 1명이 경남권역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권역의 확진자 수는 지난 3월 중순 목욕탕과 관련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점차 늘어났고, 이후 직장, 유흥주점 등 지역사회로 퍼져나갔다. 4월10일부터 이날까지 부·울·경 지역의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날은 모두 11일에 달한다.
문제는 해당 지역의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점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9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주간 건강과 질병>에는 지난 3월까지 국내 권역별 변이 바이러스 양성 건수와 검출률을 분석한 결과가 실렸다. 국내 지역사회 확진자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비중을 나타내는 검출률에서 영국 변이 검출률은 지난 3월 기준 전국 평균 5.9%를 나타냈다. 그러나 경남권은 11.6%로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한다.
이 결과는 3월까지만 분석한 것이어서 앞으로 검출률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울산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검출이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다”며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가는 단계에서 울산의 유행이 커지지 않는지 울산시와 방역당국이 계속 협의하며 방역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29일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력을 1.7배 높인다고 알려져 어느 정도 (유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과 인접한 동일 권역 내의 변이 확산세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가 74명에 이르는 경남 사천 음식점 사례와 관련해서, 경남도는 지표 환자로 추정되는 국외 입국자 2명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점점 늘고 있는 데다가 특히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10명 중 7명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 감염되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며 “국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고,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의 역학조사 범위를 확대하겠다. 경기, 울산 등 변이 바이러스 확진이 많이 나타나는 지역은 별도 차단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도 경남권 지역에서는 신규 집단감염이 이어졌다. 울산 남구 교회와 관련해선 지난달 28일 첫 확진자 발생 뒤, 교인을 중심으로 누적 확진자가 27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2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울산 남구 회사와 관련해선 누적 확진자가 11명으로 늘었으며, 경남 양산시 식품공장과 관련해선 지난달 30일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누적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었다. 이 밖에도 이 지역에서는 기존에 발생했던 집단감염의 여파가 이어졌다. 울산 남구 유흥주점과 관련해 8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23명에 이르렀으며, 경남 사천시 유흥업소와 관련해선 11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가 24명이 됐다.
다른 권역에서도 교회, 마을에서 신규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경기 하남시 교회와 관련해 지난달 25일 첫 확진자 발생 뒤 누적 확진자는 10명으로 늘었으며, 경북 경주시와 상주시에선 마을 주민과 관련해 각각 누적 확진자가 6명, 9명에 이르렀다.
서혜미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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