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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캘리포니아 변이’ 손놓고 있던 당국 “지난달 경북 확진자 절반”

등록 2021-05-04 19:59수정 2021-05-05 02:43

기존보다 전파력 20% 높은데
‘기타 변이’ 분류됐다는 이유로
역학조사 등 접촉자 파악 안해
인도 첸나이국제공항을 출발해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인도 교민이 입국장에서 나오고 있다. 인도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입국자들은 임시생활시설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이 확인되더라도 7일 동안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 연합뉴스
인도 첸나이국제공항을 출발해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인도 교민이 입국장에서 나오고 있다. 인도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입국자들은 임시생활시설에서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이 확인되더라도 7일 동안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 연합뉴스

지난달 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절반이 전파력이 20%가량 높은 미국 캘리포니아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부는 캘리포니아와 인도 변이 감염자에 대해서는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변이 감염자들과 달리 접촉자들을 따로 파악하지 않고 있어 관리에 상당한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에선 지역사회 확진자 가운데 6명에게서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남아공 변이가 새로 확인돼 우려를 키운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달 기준으로 경북 지역에서 모두 73건의 확진자 검체에 대해 유전자 분석을 했고, 캘리포니아 변이가 35건이 나왔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집단감염을 포함해 지역별 인구비례로 확진자의 15%가량에서 표본을 추출해 변이 여부를 살핀다. 이런 분석 결과 경북 지역에선 캘리포니아 변이 검출률이 지난달 47.9%에 이른 점이 확인된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29일 발간한 <주간 건강과 질병>에 담긴 3월 한달간 변이 현황 분석에서도, 경북의 캘리포니아 변이 검출률은 48.7%나 됐다. 수도권의 검출률 3.9%, 전국 평균 6.4%에 견줘 훨씬 높다.

방역당국은 캘리포니아 변이를 세계보건기구(WHO)가 ‘기타 변이’로 분류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역학조사를 통한 접촉자 사례 파악과 별도 관리 등을 하지 않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는 전파력과 치명률 등 특성이 충분히 파악된 영국, 남아공, 브라질 등 3종을 ‘주요 변이’로 분류한다. 그러나 미국 질병예통제예방센터(CDC)는 캘리포니아 변이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20%가량 높은 것으로 판단해 자체적으로 ‘주요 변이’로 분류해 관리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기타 변이는 덜 위험한 게 아니라, 아직 얼마만큼 위험한지 모르는 변이로 이해해야 한다”며 “영국 변이가 전파력이 1.3∼1.5배인 것에 견줘 캘리포니아는 전파력이 좀 더 낮긴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 크게 확산한 게 포착됐다면 진작에 접촉자 관리와 방역 대책 등을 세웠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0시까지 국내에서 캘리포니아 변이는 모두 416건, 인도는 33건 발견됐다. 같은 기간 영국 551건, 남아공 71건, 브라질 10건이 발견된 것에 견줘 적지 않은 수다. 박영준 팀장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정도는 (변이) 검출률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확진자 가운데 15%가량을 유전자 분석을 하는데, 이 중 얼마나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느냐로 변이 확산 규모를 가늠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날 울산 지역에서 최근 6주(3월 둘째주∼4월 둘째주)간 영국 변이 바이러스 검출률이 60%(80명 검체 분석 결과 51명 변이)에 가깝다는 분석 결과도 새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박영준 팀장은 “3월 중순 이후부터 지역사회 추적관리가 일부 누락되면서 추가 전파 연결 고리가 차단되지 않은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숨은 감염자를 충분히 찾아내지 못해 ‘감염경로 조사 중’ 비율이 늘어나는 사이, 영국 변이가 우세종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울산 지역에서 검사소를 늘리고 확진자의 접촉자 관리를 강화하는 등 변이 추가 확산 방지 대책을 지난 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서 이달 1일 사이, 지역사회 확진자 가운데 남아공 변이가 8건이 새로 발견된 점도 긴장을 높이는 대목이다. 이 가운데 6건이 경기도에서, 1건이 인천에서, 1건이 부산에서 나왔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아직 발견된 수는 적지만 경기도는 하루 확진자 수가 많은 지역인 만큼 변이 추가 전파돼 서울로 확산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해당 기간 국내 지역사회 확진자 가운데 주요 변이 3종 검출률은 12.8%로 직전 주 11%보다 커졌다.

최하얀 서혜미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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