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일각에서 코로나19 집단면역 도달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된 가운데, 방역당국이 애초 목표로 했던 ‘11월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방역당국은 다만 주기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큰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선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2부본부장은 7일 브리핑에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심지어 11월 이전부터 지역사회에 방어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게 할 수도 있고, 동시에 코로나19 유행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이 기자간담회에서 “집단면역은 도달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정부의 집단면역 목표가 모호하다고 지적하자 이를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는 감염재생산지수(감염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2.8일 경우를 가정해 전 국민의 70%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국민의 70%에게 예방효과가 90%인 백신을 접종해 전 국민의 63∼64%에 항체가 형성되면 이론적으로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권 부본부장은 “기초재생산지수(감염재생산지수)가 작을수록 집단면역도가 설령 낮더라도 백신의 효과가 일찍 그리고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감염재생산지수가 1.5라고 가정하면 전체 국민의 3분의 1에게 면역이 형성되면 감염재생산지수 1.5 아래에서 유행을 잠재울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주(4월25일∼5월1일) 국내 감염재생산지수는 0.99로 1.0 미만이다.
앞서 오명돈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목표를 도출하는데 근거가 된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도 연구자별로 크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점이 문제를 더 어렵게 한다고 짚었다. 오 위원장은 “연구자마다 연구 대상과 장소, 접촉 기회, 모임의 크기, 실내·외 등 상정한 상황에 따라서 감염병재생산지수가 0.76~6.32로 매우 큰 범위로 걸쳐져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가 주기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선 오 위원장과 견해가 같았다. 그는 “국가별로 유행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설령 변이가 출현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가 계속 순환해서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역시 인플루엔자처럼 내년 예방접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결국 이런 상황에서 변이까지 고려한다면 백신에 대한 주권과 기술력 확보를 통해 백신의 개발, 생산, 접종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특히 화이자, 모더나사가 개발한 엠아르앤에이(mRNA) 플랫폼 백신 개발을 강조했다. 다른 감염병이나 암 등 만성병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새로운 플랫폼인 엠아르앤에이 백신의 기술은 금년 중에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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