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1시께 서울 중구에서 한 시민이 네이버 앱을 이용해 예약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65~74살 고령층에 대한 대규모 접종과 함께 네이버·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한 잔여백신 당일 예약 시스템의 시범가동이 시작된 가운데 잔여백신 수요자들 사이에서 ‘예약 성공’ 가능성을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8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27일 하루 동안 네이버와 카카오톡 플랫폼으로 당일 예약에 성공했던 인원은 4229명이라고 밝혔다. 플랫폼별로 보면 네이버가 3935명, 카카오톡이 294명이다. 이날 1만2800여곳 위탁의료기관(병·의원) 등에서 57만5천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했으며, 이 가운데 6만2천여명이 잔여백신을 접종받았다. 이들 중 90% 이상인 5만8천여명은 위탁의료기관이 사전 전화예약 등으로 작성해둔 예비명단에 오른 사람들이었다.
카톡 플랫폼이 순간적으로 ‘먹통’이 될 만큼 관심도가 높았지만, 이보다는 동네 병·의원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사람에게 더 많이 접종된 셈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잔여백신이 있는 의료기관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을 두고, 위치 기반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고’에 빗대 ‘백신몬고’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잔여백신은 사전예약자가 접종 당일 예약을 취소하거나, 최소 잔여형 주사기를 사용했을 때 추가로 생기는 물량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바이알(병)당 10명을 접종하는 것이 권장돼 위탁의료기관 사전예약자 수에 맞추어 물량이 배분되는데, 이른바 ‘쥐어짜는 주사기’로 최대 12명까지 접종할 수 있어 1~2명분의 잔여백신이 발생한다. 또 마지막 바이알(약병)을 개봉했으나, 일부 물량이 남는 경우에도 잔여백신이 생긴다. 1바이알은 최대 12명분이지만 최소 5명의 예약인원이 확정되면 개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날 온라인 플랫폼으로 잔여백신 예약에 성공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사전예약자의 98%가 접종해 취소량이 적었던 점이 작용했다. 또 기존에 위탁의료기관들이 백신 폐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비명단을 만들어 관리했던 점도 작용했다. 김기남 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기존 예비명단에 등록된 분들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접종이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는 투명성·공정성을 이유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잔여백신을 예약하는 비중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반장은 “앞으로는 잔여백신 앱을 통해서 접종 희망자에게 기회가 가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한국방송>(KBS) ‘오태훈의 시사본부’와 한 인터뷰에서 “대개 (위탁의료기관에서는) 오후 2∼4시 정도에 최종적으로 제일 마지막 병에서 남는 분량을 보고 시스템에 등록한다”며 “잔여백신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면, 시간대를 오전에 확인하기보다는 오후 2∼3시 정도에 주변에 얼마나 등록됐는지를 체크하는 게 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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