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경남 김해 진영읍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김해보훈요양원에서 딸 최선희 씨가 입소자인 아버지 최봉석 씨와 대면 면회 중 포옹하고 있다. 이곳은 입소자나 면회자 중 한쪽이라도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경우 대면 면회를 허용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잔여백신’ 접종 기회를 60살 이상에게 우선 부여하는 것으로 정부 방침이 바뀌었다. 그동안 가까운 의료기관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두고, 동시에 네이버·카카오톡 잔여백신 예약서비스도 틈날 때마다 살펴보던 사람이 많지만, 당분간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인 60살 이상에게 기회를 양보해야 한다. 앞으로 잔여백신 예약과 접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정리했다.
―잔여백신 예약, 어떻게 하나
“4일부터는 60살 미만 희망자는 네이버·카톡 잔여백신 예약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잔여백신 예약·접종 체계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예약시스템을 네이버·카톡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함이다. 다만, 이런 예약 방식을 따르기가 쉽지 않은 60살 이상에게만 제한적으로 위탁의료기관(병·의원) 방문·전화를 통한 예비명단 신청이 허용된다. 의료기관은 잔여백신이 생기면 60살 이상에게 먼저 연락해 접종 가능 여부를 물은 뒤, 그 이후에도 잔여백신 물량이 있으면 네이버·카톡에 공개한다.”
―이미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려 둔 60살 미만인데, 명단에서 삭제되나
“기존 예비명단은 9일까지는 유효하다. 10일부터는 60살 미만은 명단에서 삭제된다. 따라서 9일까지는 예비명단의 60살 미만에게도 접종 연락이 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예비명단 내 60살 이상 우선 접종 원칙은 지켜질 것이 권고된다. 만약 이 기간 발생하는 잔여백신 물량보다 예비명단 내 60살 이상 예약자의 수가 많다면, 60살 미만에겐 기회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예약일이 잡힌 60살 미만인데, 예약이 취소되나
“의료기관으로부터 60살 이상에게 양보해달라는 연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정부는 애초 잔여백신 접종의 목적은 당일 개봉하는 마지막 바이알(병)에서 발생한 잔여량을 개봉 당일에 소화해 폐기량을 최소화하는 것인 만큼, 시간을 두고 예약이 잡혀 있는 것은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카톡을 통한 잔여백신 예약이 가능하긴 한 건가
“가능은 하다. 그러나 나이불문 선착순으로 예약하는 네이버·카톡 공개 물량은 아주 소량이 될 전망이다. 3일 0시까지 예비명단 등록을 통한 잔여백신 접종자는 31만6145명이고, 네이버·카톡을 통한 접종자는 1만5045명에 그친다. 참고로 네이버·카톡에서 잔여백신 물량은 오후 2∼3시 이후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 잔여백신이 얼마만큼 생길지는 각 의료기관에서 사전 예약자에 대한 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시점에서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왜 60살 이상에게 먼저 기회를 주는 건가
“60살 이상은 코로나19 고위험군이다.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치명률은 80살 이상은 18.86%, 70대는 5.64%, 60대는 1.07%였다. 반면에 50대는 0.27%, 40대 0.04%, 20대 0.01%고 0∼19살은 0%다. 당장은 예방접종을 통해 코로나19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따라 60∼74살 사전 예약 기간은 3일에 종료하지만, 그 이후에라도 잔여백신을 활용해 접종에 참여할 고령층을 늘리는 것을 정부는 중요하게 보고 있다.”
―잔여백신 60살 이상 우선 접종 원칙은 영원히 계속되나
“일단은 60∼74살 접종 기간인 오는 19일까지 이 원칙이 시행된다. 이후엔 전체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 2종을 모두 접종하는 의료기관에 잔여백신 접종을 예약했다면, 어떤 백신을 맞게 되나
“그때 남아 있는 백신을 맞게 된다. 접종자에게 선택권은 없다. 또 일부 의료기관에서 얀센 백신 접종을 갑자기 취소한 사례가 있는데, 이 경우는 정부가 다른 기관이나 다른 날짜로 변경해 접종이 가능하게끔 안내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
―잔여백신으로 아스트라제네카를 1차 접종했는데, 2차 때 화이자나 모더나 등 다른 백신으로 접종할 수 있나
“동일한 백신으로 2차까지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기존 백신의 예방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이 끝나거나,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는 등 상황이 바뀌면 3차 접종(부스터 샷)이 필요해질 수 있다. 이때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으로 ‘교차 접종’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임상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잔여백신 접종 방침이 하루에 두 차례나 바뀌며 혼란이 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정부는 지난 2일 오후 2시 잔여백신 60살 이상에게 우선 접종 방침을 내놓으면서 ‘60살 미만은 4일부터 예비명단에서 삭제하고 네이버·카톡 예약만 가능’을 발표했으나, 당일 밤 10시 ‘60살 미만이 포함된 기존 예비명단을 9일까지는 활용’으로 바꾸었다.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일부 의료기관이 하루이틀 새 기존 예비명단을 취소하는 데 난색을 표명하자, 정부가 방침을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첫 발표와 둘째 발표 사이, 60살 미만 잔여백신 예약자 일부가 의료기관으로부터 예약 취소 통지를 받기도 했다. 이에 40대 ㄱ씨는 소셜미디어에 “오늘 잔여백신 접종 예정일이라 잔뜩 들떠 있었는데 취소 연락이 왔다. 손에 쥐었다 빼앗긴 기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현장 혼선과 관련해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시행반장은 “다음부터는 가급적 혼란이 초래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하고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사과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