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평택제천고속도로 안성휴게소 주유소에 20대가 넘는 화물차가 요소수 주입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화물연대 제공
‘요소수 대란’으로 직격탄을 맞은 화물·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정부의 지원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8일 보도자료를 내어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화물노동자의 생계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정부에 요소수 수급대책과 화물노동자 지원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화물연대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주부터 본격화된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인해 요소수 가격이 5~10배 인상됐다. 기존 10ℓ에 1만원 안팎이던 것이 많게는 10만원 이상으로 뛰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과 주유소별로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서울~부산을 왕복하는 장거리 차량은 한 번 운행에 10~20ℓ의 요소수가 필요한데, 한달에 20만원이면 되던 요소수 비용이 200만원으로 치솟을 수 있다. 화물연대는 “최근 유가 인상에 요소수 대란까지 겹쳤지만, 화물노동자가 받는 운임은 인상없이 유지돼 모든 부담이 화물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원가 이상이 지속되면 차량을 운행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화물노동자들은 운행을 위해 요소수를 파는 주유소를 찾아 전전하고 있으며, 요소수를 파는 주유소를 찾는다 하더라도 1~2시간을 기다렸다가 많아야 20ℓ 밖에 구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화물연대는 “화물운송이 끝난 이후 요소수를 사기 위해 주유소에서 1~2시간씩 대기하느라 과로가 누적되고 있다”며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지 알 수 없어 현장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화물운송 원가 비용이 화물노동자에게 전가되는 한 유가 인상·요소수 품귀 등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물류대란의 위험은 상존한다”며 요소수 수급대책 마련과 더불어 화물노동자 지원대책, 장기적인 운임체계 개편 논의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도 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덤프·레미콘·굴삭기 노동자들의 대책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건설노조는 “요소수 품귀로 열에 셋이 장비 가동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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