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왼쪽 두 번째)과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금속노조 간부 및 조합원들과 함께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28일째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점거하고 농성 중인 가운데, 이른 시일 내 의미 있는 교섭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이 추가로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19일 오후 2시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 사태 해결을 위해 금속노조가 내일 총파업을 거제 옥포조선소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한다”며 “그다음에도 공권력이 투입되면 즉각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20일로 예정된 금속노조 총파업엔 이날 기준 9만9천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엔 현대자동차 등 주요 제조 대기업 조합원 18만명이 가입돼 있으며, 현재 파업 중인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도 금속노조 소속이다.
윤 위원장은 “오늘 중앙집행위원회에서도 대우조선 문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어 중앙집행위에서 의미 있는 여러 결정을 할 것”이라며 “사태가 계속 해결되지 않으면 금속노조는 2차, 3차 윤석열 정부 심판 투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19일과 20일을 ‘교섭 분수령’으로 보고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윤 위원장은 “오늘과 내일이 교섭 분수령이 될 것 같다.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오는 23일부터 휴가에 들어가고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이 기존보다 대폭 축소된 요구안을 내놨기 때문에, 만약 오늘내일 안에 사태 해결이 되지 않으면 엄청난 사태로 확장될 소지가 있다”며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교섭 자리에서 수차례 양보안을 제시했는데 정부가 기존 안에서 더 나아간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원청이, 나아가 정부가 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조선하청지회 소속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7명은 지난달 2일 파업을 시작했고, 지난달 22일부터는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의 제1 도크(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를 점거하고 임금 30% 회복 등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 15일 원·하청 노사 4자 협상이 시작된 뒤, 애초 요구안에서 큰 폭으로 양보한 조건을 제시하며 전향적으로 교섭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아침 취재진 질의·응답에서 조선하청지회를 향해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답한 데 대해서도 논평을 통해 반박했다. 금속노조는 “정부는 기다린 것이 아니라 파업 시작 후 40일간 손 놓고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가 지난 14일에야 부랴부랴 ‘대화로 해결하라’는 입장을 내놓았고 고작 5일이 지났을 뿐”이라며 “기다릴 만큼 기다린 정부의 인내심이 이 정도니 사업장의 노사관계가 얽히기만 할 뿐 풀릴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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