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68개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한 7.23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희망버스 세부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1㎥ 철제구조물에 들어가 농성하고 있는 대우조선 하청지회 유최한 부지회장의 모습을 묘사한 피켓을 들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오는 23일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의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 2000여명을 태운 ‘희망버스’가 경남 거제로 모인다.
68개 시민사회단체(이날 오전 기준)가 참여하는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 투입 협박으로 쉽게 물러날 연대자들은 없으니 정부가 해결해 나서라”며 23일 희망버스 출발을 알렸다. 희망버스는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해 타워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15차례 전국 각지 노동자의 농성장으로 향했다.
조선하청지회 소속 하청노동자들 200명은 지난 5년 간 임금 삭감률이 30%라며 임금 원상회복을 주장하며 지난달 2일부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유최안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은 지난달 22일부터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제1도크에서 스스로를 1㎥ 철제구조물에 가둔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하청지회 조합원 3명도 지난 14일부터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이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며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김형수 지회장은 기자회견 참가자들과의 전화연결을 통해 “오늘도 교섭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가 계속해서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내고 있어 현장의 분노들이 높아지고 있다”며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는 수십 년 참아왔는데 고작 몇 개월 되지 않은 대통령이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고 하는 것이 비정규직들의 마음에 어떻게 비칠지 생각했나 묻고 싶다”고 했다.
권영숙 사회적파업연대기금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장관들은 한국은 노동권이 보장되는 나라라고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노동자는 정규직을 얘기하는 거다. 비정규직 사내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노동권이 없다”며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의 1만7000명 중 65%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주가 나서서 단체 교섭하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입장문에서 전날 5개 부처가 발표한 공동담화문에 대해서도 “정부가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철저하게 국제인권기준에 반하는 방침”이라고 했다.
희망버스는 23일 서울을 비롯해 경기·대구·강릉·춘천·부산·울산·대구·인천·광주·순천 등 전국 24개 도시에서 출발한다. 무지개인권버스, 사회적파업연대기금버스,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원로버스, 법률버스, 청년버스, 종교버스 등 단체버스도 함께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50여대의 트랙터를 타고 모이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23일 오후 2시30분 거제 대우조선 서문 앞에서 집결해 금속노조 사전 결의대회, 희망버스 본 대회, 희망배 띄우기 등을 진행한 뒤 저녁 6시30분에 해산할 계획이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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