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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김문수 폭언의 역사…“총살감” “공산당보다 못한 정부”

등록 2022-10-14 11:37수정 2022-10-15 00:39

[한겨레21] 김문수 사상공격의 역사
문재인 전 대통령 향해 “김일성주의자”
진보·보수 안 가리고 이념 묶어 비판…“네거티브 심해”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대통령은 확실한 김일성주의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연일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국회에서 10월12일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확실하게 김일성주의자” 발언으로 퇴장당한 김 위원장은 10월13일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을 향한 김 위원장의 수위 높은 비판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9년 자유한국당 주최토론회 당시 “문재인은 총살감이다”라는 발언을 했는데요. 김 위원장은 당시 ‘총살감’ 발언에 관해 지금도 같은 생각이냐는 라디오 진행자의 질문에 “지금도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2016년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하면서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쟁 상대였던 김문수 위원장에 대해 “네거티브 공격이 심하다. ‘이중인격자’라고 인신공격을 하거나, ‘위장된 공산주의자’라고 사상공격을 하는 식”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제 1101호 <“정치 인생의 마지막 밥값”>)

김 전 총리의 말대로 김 위원장의 이전 비판 발언을 보면 ‘공산주의’를 엮은 사상 공격 시도가 눈에 띕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공격이 진보진영 인사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김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시절이었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지방 발전을 먼저 유도한 뒤 수도권 규제를 풀겠다는 정책을 발표하자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산당보다 못한 정부’, ‘배은망덕한 정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한겨레21>은 2008년 9월10일 제 727호에서 <[발동 걸린 대선주자들] 김문수, 우파 이념의 전선으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당시 김 위원장의 행보를 분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공산당까지 거론하며 정부를 비판한 배경을 다룬 당시 기사를 소개합니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경기도지사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대선행 직행열차표를 손에 쥐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인제·손학규 전 지사의 경우를 봐도 그렇다. 모두 경기도지사를 거친 뒤 곧바로 대선에 뛰어들었다. 2006년 5·31 지방선거 직전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면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것 아닌가”라는 기자의 물음에 “그렇기는 하지만 서울시장보다는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답한 적이 있었다.

수도권 규제는 공산당도 안 하는 짓?

언론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김 지사가 택한 해법은 ‘이슈 메이킹’이다. 최근 지방 발전을 먼저 유도한 뒤 수도권 규제를 풀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정책이 발표되자, 김 지사가 본격적으로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많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연거푸 소화하며 청와대를 겨냥해 ‘공산당보다 못한 정부’ ‘배은망덕한 정부’라는 독설을 쏟아냈다. 수도권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수도권 대표선수’로 나선 모습이다.

7월24일 경기도 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수도권규제철폐촉구 비상대회에서 김 지사는 정부의 ‘선 지방육성, 후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정신 나간 정책”이라고 했고, 8월6일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중국 공산당보다 규제를 더 많이 하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일주일 뒤 평화방송 인터뷰에서는 “수도권 규제는 공산당도 안 하는 짓”이라며 청와대를 공격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최근 청와대를 향해 독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일반적인 분석은 대권용이라는 것이다. 여당 내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인사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가파르게 각을 세움으로써 ‘대권주자 김문수’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또 다른 이유는 수도권 규제 완화라는 이슈 자체가 갖는 특성이다. 규제개혁은 일반적으로 우파 진영의 논리다. 김 지사는 촛불집회 정국에서 법치 확립과 불법 폭력시위 엄단을 강조했고 국회의원 시절에는 북한 인권 문제를 가장 활발하게 제기했다. 과거 민중당 출신인 김 지사가 이제는 ‘우파 투사’로 변신한 셈이다. 보수 진영의 유권자들을 의식한 행보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실제로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최근 “법치수호와 규제개혁, 사형제 지지, 북한 인권 문제제기를 동시에 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문수 지사는 가장 자유주의적(우파적·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민중당 출신에서 ‘우파 투사’로 변신

김 지사의 핵심 측근이 그의 최근 행보를 설명한 대목은 곱씹어볼 가치가 있다. 9월4일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경험을 통해 청계천 복원처럼 단순히 눈에 보이는 실적이 전부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꼭 대권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하기보다 국가적 리더로서의 덕목을 갖추고 이념적 가치를 실현하는 도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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