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반대” 7만여명 시위 곳곳 큰충돌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 총궐기대회가 전국적으로 열린 22일 저녁 서울지역 참가자들이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김태형 기자 [e-mail]

총파업등 겹쳐 올 최대 규모

22일 전국 13개 시·도에서 7만2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반대하는 ‘1차 범국민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또 노사관계 로드맵 저지와 비정규직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는 민주노총의 총파업 결의대회와 교원평가 저지를 위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연가투쟁 집회도 겹쳐, 전국적인 집회·시위 규모가 올해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정부가 스크린쿼터제 축소, 보건의료·교육·금융 부문의 개방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미국과 협상을 중단하고 빈부격차와 사회 양극화를 양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에선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노동자·농민 등이 곳곳에서 도청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대전에서는 이날 저녁 시위대가 충남도청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철제 담장 200여m가 뜯겨나갔으며 향나무 담장 100여m가 불탔다. 시위대는 방화 혐의 등으로 연행된 고아무개(46)씨 등 6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다 저녁 7시10분께 대표단이 이완구 충남지사와 면담하면서 대치를 풀었다.

충북 청주에서는 시위대가 충북도청 정문과 서문 등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오후 5시10분께 500여명이 정문 울타리와 서문을 부수고 도청 안으로 진입했다. 시위대는 이어 촛불집회를 열고 저녁 7시30분께 자진 해산했다.

광주에서는 시위대 1천여명이 광주시청 진입을 시도하며 두시간 남짓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청사 1·2층 대형 유리창 340여장을 깨뜨렸고, 시위대·공무원·경찰관 등 40여명이 다쳤다. 앞서 농민 1천여명은 오전 10시30분께 호남고속도로 동림나들목 부근 1㎞를 점거하고 도보 행진을 벌여 고속도로 상·하행선이 20여분 동안 극심한 체증을 겪었다.

서울 도심에선 서울역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집회가 열리고 서울역~서울광장, 서울광장~청계광장 구간 등에서 2300여명의 거리행진이 이어져 퇴근길에 큰 혼잡이 빚어졌다.

경찰청은 이날 전국적으로 경찰 25명, 시위대 7명, 공무원 6명 등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주제준 범국민운동본부 상황실장은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농민들은 가장 큰 피해자라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어 지방의 시위 양상도 더욱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대전 광주 청주/송인걸 정대하 오윤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