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민주당, 양극화 해소 캠페인 큰 호응
독일 사민당, 노조와 함께 ‘파견노동 근절’
독일 사민당, 노조와 함께 ‘파견노동 근절’
지난 7월 일본 참의원 선거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는 비정규직 문제였다.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렝고)와 함께 ‘스톱(STOP)! 격차사회’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벌인 민주당은 60석을 얻어 자민당(37석)에 압승했다. ‘격차사회’란 비정규직 증가로 양극화가 심화된 사회를 가리키는 말로, 지난해 일본에서 많이 쓰인 10대 용어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거품경제가 무너진 이후,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 규모의 3분의 1 가량으로 급증했다.
국내 비정규직 규모가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넘지만, 대선에서 ‘비정규직 해법’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사뭇 대조적이다.
1999년 뉴질랜드 총선에서도 저임금·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향상 문제는 선거 승패를 가른 쟁점이었다. 그 결과 당시 야당이었던 노동당이 9년째 집권해 오던 국민당을 누르고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듬해 새 정부는 고용보호법을 제정해 주로 비정규직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의 조처를 취했다.
독일에선 우파 기민당과 대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사민당이 올해 파견노동 근절을 주요한 과제로 삼으면서, 등을 돌린 노조와의 관계를 회복하려 애쓰고 있다. 독일 정부는 노동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2003년 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명분 삼아 파견노동에 대한 규제를 사실상 없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새로 생긴 일자리의 대부분은 저임금에 고용이 불안정한 파견노동으로 채워졌다. ‘친기업적 개혁’에 대한 반성으로 사민당은 독일금속노조와 ‘파견노동 근절’을 위한 캠페인에 나서는가 하면, 당내에 파견노동 문제를 전담하는 팀을 가동시키고 있다.
윤진호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처럼 비정규직의 규모가 많고 이로 말미암아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된 나라도 없는데, 대선에서 쟁점으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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