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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마필관리사 잇단 죽음, ‘막말’로 되받은 공무원

등록 2017-08-06 20:17수정 2017-08-06 22:27

“전 정권 같으면 면담도 하지 않는다”
송문현 부산노동청장 발언 알려져
고용부, 발언 경위 등 감찰 착수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경마공원) 부산경남에서 두 명의 마필관리사가 잇따라 숨진 가운데, 공공운수노조가 마사회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 1일 숨진 이현준씨의 어머니 이시남씨(사진 오른쪽 세번째)가 발언 중에 눈물을 훔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경마공원) 부산경남에서 두 명의 마필관리사가 잇따라 숨진 가운데, 공공운수노조가 마사회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 1일 숨진 이현준씨의 어머니 이시남씨(사진 오른쪽 세번째)가 발언 중에 눈물을 훔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두 명의 마필관리사가 잇따라 숨지면서 노동조합이 고용노동부에 작업중지 명령과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자 부산노동청장의 이를 막말 비판한 것으로 알려져 고용부가 감찰에 들어갔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경마공원) 부산경남에서 마필관리사로 일하던 박경근(39)씨와 이현준(36)씨는 지난 5월27일과 8월1일에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이들이 조합원으로 소속돼 있었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마주-조교사-말 관리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고용구조’ 탓에 고강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던 마필관리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필관리사는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에다 관리하는 말의 성적에 따라 마주·기수·조교사 등과 상금을 나눠 받는데 부산경남은 조교사-마필관리사의 상금 분배기준을 정하지 않았다. 이에 마필관리사를 적게 고용해 상금 배분 비중을 높이는 관행이 생겼다. 실제로 경마공원은 마필관리사 1명당 3.16마리를 관리하도록 했지만, 숨진 이씨는 이보다 1.5배 많은 4.5마리를 관리하고 있었다.

노조는 고용부가 부산경남공원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특별근로감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송문현 부산고용노동청장은 “작업중지 명령 사안이 되냐, 노조가 너무 무리하게 밀어붙인다, 전 정권 같으면 노조와 면담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청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노조가 크게 반발했고 고용부는 긴급 감찰에 착수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감사원 2~3명을 보내 송 청장의 발언 경위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며 “감사 의견을 포함한 조사결과 보고서를 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조와 마사회는 박씨가 “○같은 마사회”라는 유서를 남기고 숨지자 4차례에 걸친 교섭을 벌였지만 교섭 데드라인이었던 지난달 30일, 마사회는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퇴장해버렸다. 그리고 이틀 뒤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휴대전화엔 아버지와 동생에게 보내려던 “미안하다”라는 문자메시지가 미전송 상태로 남아 있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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