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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찰칵! 찰나의 눈빛 좇는 거리의 사냥꾼

등록 2006-06-06 20:05수정 2006-06-07 16:18

인사동의 인파 속에 뛰어든 황진 씨가 카메라 앵글을 잡고있다. “카메라가 자동화할수록 사진가는 정교한 기술에서 스스로를 무장해제시키고 싶어 한다”는(평론가 수잔 손탁)는 아날로그 사진의 거창한 명분론에 그는 관심이 없다. 오직 가장 선하고 진실한 표정이 다가오는 순간을 기다린다.
인사동의 인파 속에 뛰어든 황진 씨가 카메라 앵글을 잡고있다. “카메라가 자동화할수록 사진가는 정교한 기술에서 스스로를 무장해제시키고 싶어 한다”는(평론가 수잔 손탁)는 아날로그 사진의 거창한 명분론에 그는 관심이 없다. 오직 가장 선하고 진실한 표정이 다가오는 순간을 기다린다.
인사동 ‘전속 사진사’ 황진씨 /

“잠깐!”(찰칵!) “어디 가세요? 얼굴 좀 들어봐요. 자…” (찰칵! 찰칵!)

초여름을 맞은 서울 인사동 사거리. 땅딸막한 몸매에 반바지 입고, 연한 카키색 재킷을 걸친 중년 남자가 대로변 인파 속으로 카메라를 들고 뛰어든다. 짙은 콧수염에 태평스런 얼굴로 거리 곳곳을 어슬렁어슬렁 누비는 사진가 황진(44)씨. 그가 아는 체 하거나 슬쩍 말을 거는 사람은 동시에 카메라 앵글의 세례를 몇방은 받아야 한다.

눈빛을 빛내며 얼굴 사진감을 찾는 황씨의 어깨엔 항상 분신과도 같은 독일제 라이카 R6.2형 카메라가 매달려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피사체를 찍을 수 있도록 ‘아사 3200’짜리 고감도 코닥 필름이 장착된 시선의 무기다. 현대 사진사의 대가 카르티에 브레송의 명언 ‘결정적 순간’을 되뇌이면서 사람 이미지만 집요하게 찍어대는 이 남자의 앵글 앞에서 많은 인사동 사람들은 마법에 걸린다. 사진기를 들이대면 흠칫 경계심을 나타낼 법도 한데, 대개 반갑게 더 찍어달라고 채근하곤 한다.

그가 찍은 작가 김을씨와 영화감독 이준익씨의 얼굴(위로부터)
그가 찍은 작가 김을씨와 영화감독 이준익씨의 얼굴(위로부터)
근 2년간 인사동 일대만 두루 돌면서 사람 사진을 찍다보니 왠만한 가게와 카페, 인사동 마니아들에게 그는 옛 건물처럼 친숙한 존재가 됐다. 이젠 눈짓만으로도 찍을 사람의 기본적인 인생 내력을 어느 정도 감 잡는다는 황씨의 기기묘묘한 사진 편력기.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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