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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부평 대선 개표소에서 보수 유튜버들이 취재진 폭행”

등록 2022-03-10 21:49수정 2022-03-10 22:54

한국영상기자협회·기자협회 JTBC지회, 경찰 수사 촉구
10일 0시30분께 인천 부평구의 한 개표소 앞 상황. 이 개표소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전날 저녁 7시30분부터 투표함의 개표소 진입을 막고 있다. 독자 제공
10일 0시30분께 인천 부평구의 한 개표소 앞 상황. 이 개표소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전날 저녁 7시30분부터 투표함의 개표소 진입을 막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 9일 저녁 인천시 부평구 개표소 앞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선관위의 투표함 이송을 막는 사태를 취재하던 <제이티비시>(JTBC) 영상기자 등이 이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일이 발생했다. 한국영상기자협회와 한국기자협회 제이티비시지회는 10일 성명을 내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즉각 수사를 요구했다.

이날 가로세로연구소 등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투표함 이송 과정에서 투표함이 교체됐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5시간 반 동안 선관위의 투표함 이송을 막았다. 영상기자협회 등이 낸 성명은 “보수 유튜버들이 영상기자들의 협장 접근을 막거나 올라서 있는 사다리를 흔들어 카메라를 빼앗으려는 등 물리적 위협을 가하며 취재를 방해했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보수종편채널의 영상기자를 제외한 다른 방송사 영상기자들은 현장의 중심에서 강제로 쫓겨나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제이티비시> 영상기자와 오디오맨은 투표함 이동을 막던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잡아끌리며 넘어져 발길질을 당하고, 심한 부상과 장비 파손을 당했다고 했다. 함께 취재하던 기자는 이들의 행위를 말리려다 심한 폭언과 욕설로 심리적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도 밝혔다. 현장 배치 경찰에 이를 제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들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영상기자협회 등은 “민주적 선거 과정을 카메라로 감시하고 영상으로 기록하는 영상기자의 취재를 정파적 이해, 의혹과 선동으로 방해하고, 취재진에게 폭력과 폭언을 행사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언론자유에 대한 폭압’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고 규탄하며 경찰에 즉각 수사에 나서 폭행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행위를 방해하고 선관위 직원을 협박한 혐의 등으로 신원을 알 수 없는 이들 다수를 10일 인천시경찰청에 고발한 상황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성명 전문>

선거취재 영상기자들에 대한 폭력행위는 언론자유에 대한 폭압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다.

-경찰은 3.9 부평 JTBC 취재진 폭행사건을 즉각 수사하고, 언론자유의 파괴범들을 처벌하라.

지난 3월9일 저녁,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가 진행 중이던 부평 삼산체육관 투표소 앞에서 보수유투브방송의 유투버들이 ‘투표함 이송 과정에 투표함이 교체되었다’ 는 주장을 제기하며, 5시간 30분 동안 선관위의 투표함 이송을 막는 사태가 벌어졌다.

여야 1%이내 박빙의 선거결과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이 사태를 취재하기 위해 여러 방송사의 영상기자와 취재진이 현장에 급파되었다. 하지만, 투표함의 이송을 가로막은 현장의 보수유투버들은 이를 영상취재하려는 영상기자들의 현장접근을 막거나, 사다리 위에서 취재 중인 영상기자의 사다리를 흔들고 카메라를 빼앗으려는 등의 물리적 위협을 가하며 취재를 방해했다.

이로 인해, 보수유투버들이 진입을 허용한 일부 보수종편채널의 영상기자를 제외한 다른 방송사들의 영상기자들은 현장의 중심에서 강제로 쫓겨나야 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 중이던 JTBC 영상기자와 오디오맨이 투표함의 이동을 막던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잡아끌리면서 넘어져 발길질을 당하고, 취재장비를 빼앗으려는 폭력에 저항하다, 심한 부상과 장비파손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JTBC 영상기자는 다수의 사람들이 가한 폭행으로 인해, 얼굴, 무릎, 어깨 등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고, 오디오맨은 손바닥이 심하게 찢어지는 부상과 신체 곳곳에 타박상을 입었다. 함께 있던 취재기자는 이들의 행위를 말리려다 심한 폭언과 욕설로 심리적 충격을 받은 상태이다.

당시, 취재기자는 현장에 배치된 경찰들에게 이 상황을 제지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 상황을 지켜보던 경찰들로부터 ‘자신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고 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 특히, 대통령선거는 민주적으로 권력을 교체하고 투표를 통해 권력에 대한 정통성을 부여하는 ‘민주주의의 축제’이다. 선거가 올바로 국민의 뜻이 행사되는 민주주의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언론은 이를 감시하고 기록해 전달할 의무를 갖고 있다. 특히, 영상기자는 시민과 시청자를 대신해 민주적 선거과정을 카메라로 감시하고 영상으로 기록하는 현장의 감시자이자 오늘을 역사로 기록하는 역사가들이다. 그런데, 이 과정을 정파적 이해, 의혹과 선동으로 방해하고, 취재진에게 폭력과 폭언을 행사하는 행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언론자유에 대한 폭압’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또한, 언론인에 대한 폭력과 언론자유에 대한 폭압이 일어나는 상황을 수수방관하는 경찰의 태도 또한, ‘민주주의의 축제’인 선거를 수호해야 할 공권력의 자세라고는 이해할 수가 없다.

이에 한국영상기자협회 소속 45개 방송사 700명의 영상기자들은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테러를 규탄하고, 늦었지만 경찰의 이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와 처벌을 요구한다.

2022. 3. 10

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기자협회 JTBC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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