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 공모 결과 고대영 전 사장 등 모두 12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이들이 낸 지원서 등을 바탕으로 서류 심사를 진행해 후보자를 3배수로 압축한 뒤, 다음 달 4일 면접심사로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5일간 실시한 한국방송 사장 후보자 공모에서 12명이 지원서를 냈다고 26일 밝혔다. 지원자는 접수 순으로 최재훈 한국방송 부산방송총국 기자(전 한국방송 노동조합 위원장)과 전진국 새미래포럼 회장(전 한국방송 부사장), 배재성 한국스포츠미디어학회장(전 케이비에스 엔 부사장), 박문혁 케이큐뉴스 대표기자(전 교육부 사무관), 김인영 전 한국방송 보도본부장(전 한국방송 미디어 감사), 박민 문화일보 논설위원(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 이영풍 전 한국방송 신사업기획부장(전 한국방송 노동조합 정책공정방송실장), 황우섭 미디어연대 상임대표(전 한국방송 이사), 최철호 전 케이비에스 엔 사장(전 한국방송 노동조합 사무처장), 고대영 전 한국방송 사장(전 한국방송 비즈니스 사장), 박선규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전 한국방송 기자) 등이다.
지원자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박민 논설위원이다. 박 위원은 김의철 전 사장 해임 직후 한국방송 안팎에서 가장 유력한 차기 사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됐다. 1992년 문화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정치부장·편집국장을 거쳤으며 2019년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지냈다.
고대영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1월 지상파 재허가 심사 당시 ‘조건부 재허가’를 받은 책임과 한국방송 신뢰도·영향력 추락 책임, 파업사태 미해결 등 직무 수행능력 상실 등을 이유로 해임된 바 있다. 이후 해임처분 취소 소송을 내 지난 6월 최종 승소했다. 해임 처분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며, 이사회가 내세운 해임 사유들도 임기가 보장된 한국방송 사장을 해임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12명의 지원자 중 가장 늦게 원서를 낸 박선규 전 문체부 차관은 한국방송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언론 2비서관과 대변인을 지내는 등 전임 대변인이었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뒤를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입’으로 활약한 경력이 있다.
이번 한국방송 사장 후보 공모 결과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는 성명에서 “구성원 대다수가 (차기 사장의) 최우선 조건으로 꼽은 것이 바로 ‘수신료나 2티브이(TV) 재허가 등 현안과 관련한 해결 능력’과 ‘공영방송 독립성 및 공적 책무에 관한 철학과 비전’”이라며 “그러나 이번 사장 공모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구성원들이 원하는 리더십을 갖춘 인물은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또 이사회에 대해서는 “이번 사장 선임은 공영방송이 직면한 위기들을 타개할 수 있는 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며 “만약 능력을 갖춘 인물이 없다면 공모 절차부터 다시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