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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청와대 직원 전화 받은 뒤 교육방송 ‘광우병 프로’ 취소”

등록 2008-05-16 02:13수정 2008-05-16 02:15

담당PD ‘다음 아고라’에 글…파문 일자 “다시 방송”
<교육방송>의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이 경영진의 압력으로 방송이 취소됐다가 담당 피디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다시 방송이 재개됐다.

교육방송 ‘지식채널e’를 담당하고 있는 김진혁 피디는 15일 인터넷포털 다음 아고라에 “과거 영국에서 일어났던 광우병을 다룬 프로그램인 ‘17년 후’의 수요일(14일) 방송이 취소됐다”며 “이미 월요일과 화요일에 방송된 바 있는데, 경영진이 경영상의 판단이라고 하는데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김 피디는 “‘17년 후’의 내용도 최근 협정 관련 내용을 직접 다루지 않고, 과거 영국에서 일어났던 사실들만 나열한 것”이라며 “영국의 잘못을 거울 삼아 미리 대비를 잘 하자는 매우 상식적인 수준의 비판이었다”고 적었다.

김 피디는 이어 “사정을 알아보니, 청와대 파견 근무를 나가 있는 감사원 직원이 광우병을 다룬 지식채널e 두 편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며 회사 감사팀으로 전화를 했다”며 “그 뒤 팀장을 통해 오늘부터 ‘17년 후’를 내리라는 본부장님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김 피디는 “이미 (프로그램이) 인터넷에 많이 퍼진 상황인데다, 본부장도 프로그램의 내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도 ‘경영진의 결정’이라는 이유로 프로그램을 내린 게 교육방송을 위해서도 좋은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피디의 글이 오른 뒤 누리꾼의 항의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교육방송 쪽은 이날 밤 다시 방송을 계속하겠다고 결정했고 김 피디의 글도 자진 삭제 됐다. 이에 대해 교육방송 홍보팀은 “청와대 파견 감사원 직원은 평소 우리 회사 감사팀과 잘 아는 사이로 문의 차원에서 전화가 온 것이고, 감사팀도 외압으로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며 “프로그램 불방은 교육방송 간부들이 스스로 내린 결정인데, 오히려 파문이 커져 다시 내보내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석진환 김동훈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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