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문화방송>(MBC) 보도국 취재기자들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 사옥 앞에서 제작거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화방송>(MBC) 구성원의 제작거부 사태가 더욱 번지고 있다. 시사제작·콘텐츠제작국 구성원과 카메라 기자들이 제작거부를 선언한 데 이어, 11일엔 보도국 취재기자 81명도 이에 동참하고 나섰다. 이에 회사 쪽은 경력기자 채용 공고를 내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날 오전 11시 문화방송 취재기자들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전 8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장겸 사장의 생명 연장을 위해서라면 <뉴스데스크>를 더럽히는 것쯤은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며 “사회적 흉기로 전락한 문화방송 뉴스의 더러운 마이크를 잡지 않는 길이 시청자에 대한 속죄의 시작”이라고 했다. 또 “경영진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짓밟고, 숨통을 끊은 문화방송의 저널리즘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며 김 사장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문호철 보도국장, 여타 보도국 보직부장들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8시30분부터, 먼저 제작 거부에 돌입한 시사제작·콘텐츠제작국 동료들의 출근길 손팻말 시위에도 합류했다.
이날 제작 거부에 동참한 기자는 81명이다. 문화방송 취재기자가 25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움직임이 뉴스 전면 제작 중단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작거부 사태 확산은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의 사퇴를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피디수첩 피디들이 제작거부를 시작한 이후 3일 시사제작국 기자·피디 22명, 7일 <시사매거진> 전·현직 작가들도 이에 동참했다. 8일에는 카메라 기자의 개별 성향·등급을 분류한 ‘문화방송판 블랙리스트’가 공개되면서 카메라 기자 50명, 콘텐츠제작국 피디 30명도 제작거부에 나서는 등 ‘김장겸 체제 거부’ 움직임에 기름을 부었다.
글·사진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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