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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미디어

한겨레가 ‘세번째 벗’을 찾아갑니다, 서포터즈 ‘벗’ 출범

등록 :2021-05-17 04:59수정 :2021-05-24 10:52

주주·독자 이어 한겨레 서포터즈 ‘벗’ 초대
김현대 대표이사가 독자들께 드리는 편지

33살 한겨레가 후원회원 ‘벗’을 찾아갑니다. ‘국민주 신문’에서 ‘디지털 국민후원 언론’으로 거듭나는 첫걸음을 뗍니다.

1988년 5월15일, 한겨레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신문 1호를 발행했습니다. 시민들이 주머닛돈을 털어 만든, 당시로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국민주 신문의 탄생이었습니다. 시대의 염원인 민주화를 이 땅에 정착시키는 데 한겨레는 지난 33년 온 힘을 다했습니다.

정직하게 고백합니다. 돌아보건대 한겨레의 창간은 반쪽 창간에 머물렀습니다.

국민 모금 창간이라는 신기원을 이루고도, 이후 주주·독자들과의 강력한 연대와 신뢰를 쌓는 일을 소홀히 했습니다. 그것이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한겨레의 경영과 편집을 지탱하는 결정적인 토대라는 사실을 망각했습니다.

불안정한 대기업 광고 수입에 의존하는 경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가장 가까워야 할 주주·독자와의 거리도 멀어졌습니다. 언론사로서도 언론으로서도 지속가능성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겨레가 세 번째 ‘벗’을 찾는 긴 여정에 나섭니다.

종이신문 시대의 두 ‘벗’인 국민주주와 신문독자에 이어 디지털 공간에서 새로운 후원회원을 모시는 일입니다. 시대가 갈구하는 신뢰언론 한겨레의 토대를 다시 쌓는 일입니다. 후원회원 벗이 벗을 부르고 그렇게 이어진 벗들이 새로운 진보의 지평을 함께 열어가는 한겨레의 내일을 그려봅니다.

유리한 조건이 갖춰졌으니 이 길로 가겠다는 게 아닙니다. 이 길이 아니면 낭떠러지이기에 좁은 문으로 들어서려 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면서 질책과 비판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더디 가더라도 벗들의 간절한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습니다.

벗들이 어느 정도 모이면, 불신을 극복하고 진보의 품격을 끌어올리는 공동의 저널리즘 실험에 함께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보도 의제를 놓고 벗들의 의견을 묻고 생각을 나누는 협업 플랫폼을 가동하고, 오염된 댓글 문화를 어떻게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지 벗들의 지혜를 구할 생각입니다.

한겨레가 후원회원을 모시는 일은 고질적인 공짜 뉴스 관행을 깨는 큰 도전입니다.

포털의 공짜 뉴스가 선정적으로 유통되는 세상에서 좋은 저널리즘이 싹트기를 바랄 수는 없습니다. 세계의 권위 있는 언론사들이 찾은 답은 디지털 유료화와 자발적인 후원회원제, 두 갈래입니다. 국민주주들의 성금으로 세운 한겨레는 그 정체성에 어울리는 후원 언론의 길로 나가고자 합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을수록 언론의 신뢰를 향한 간절함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누구도 편들지 않고 오로지 진실 보도를 하는 독보적인 신뢰언론 한겨레의 길을 꼭 열겠습니다. 공공재 언론 한겨레의 가장 무거운 책임이고 자부심입니다. 가르치려는 언론이 아니라 벗들 가까이 다가서는 겸손한 한겨레의 자세를 늘 가다듬겠습니다.

한겨레는 한겨레 식구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주주·독자와 후원회원, 세 벗들과 공유하는 사회적 자산입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떠납니다. 손을 맞잡을 벗들의 동행을 기다립니다.

저널리즘의 벗 한겨레 발행인 김현대 드림

신뢰 저널리즘, 한겨레의 약속

창간 33돌을 맞는 아침 다시 한겨레의 길을 생각합니다. 한겨레는 시대적 과제 앞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창간 즈음부터 분단 극복과 평화,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뛰었습니다. 불의한 권력에 굴하지 않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생태와 공해, 직업병 등 환경과 안전을 일찍부터 고민해왔습니다.

시대는 항상 새로운 가치를 요구합니다. 33년이 흐른 지금 한겨레 앞에는 새롭게 제기되는 과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이제껏처럼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때론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항상 그 길을 가겠습니다.

기후위기 보도, 최전선에서 뛰겠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인류가 처한 생태적 위기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삶은 지구의 생태용량을 초과한 것이었습니다. 한겨레는 국내 언론사 처음으로 기후변화팀을 꾸리고 선도적으로 대응해왔습니다. ‘이주의 온실가스’ 코너를 두어 인류 미래가 달린 온실가스 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 악당’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현실을 볼 때 그간 노력이 충분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기후변화팀을 꾸준히 확충해 기후위기 대응의 맨 앞자리에서 뛰겠습니다. 정치·사회·경제 등 현안 보도에서 기후위기 관점을 주요 잣대로 삼겠습니다.

경북 칠곡군 기산면 각산리의 ‘말하는 은행나무’는 고민을 털어놓으면 꿈에 사랑하는 가족으로 나타나 해결책을 제시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천년 은행나무가 곁을 지키며 위로와 해결책을 내줬듯, 창간 33돌을 맞은 <한겨레>는 고난 속 창간 정신을 되새기며 독자와 함께하는 진실의 버팀목으로 함께해갈 내일을 다짐해본다. 칠곡/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경북 칠곡군 기산면 각산리의 ‘말하는 은행나무’는 고민을 털어놓으면 꿈에 사랑하는 가족으로 나타나 해결책을 제시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천년 은행나무가 곁을 지키며 위로와 해결책을 내줬듯, 창간 33돌을 맞은 <한겨레>는 고난 속 창간 정신을 되새기며 독자와 함께하는 진실의 버팀목으로 함께해갈 내일을 다짐해본다. 칠곡/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불평등과 빈곤, 대안을 찾겠습니다

불평등은 한겨레가 줄곧 천착해온 이슈입니다. 격차 해소와 공정은 촛불의 요구이기도 합니다. 불평등 실태와 원인을 밝히고 그 대안을 찾겠습니다. 특히 청년이 느끼는 양극화와 불공정에 집중하겠습니다. 부동산으로 인한 자산 격차 실태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겠습니다. 조세, 복지, 교육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 단위를 꾸려 불평등 대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젠더 이슈, 절박한 마음으로 다가서겠습니다

성에 따른 차별과 억압, 불평등 해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한겨레는 국내 언론사 처음으로 젠더데스크와 젠더팀을 만들었습니다. 창간 33돌을 맞아 ‘젠더 보도 가이드라인’도 마련했습니다. 성평등 사회로 가기 위한 콘텐츠를 만들고, 성범죄 보도에도 이런 기준을 철저히 적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디지털 성착취 실태를 들춰낸 ‘엔(n)번방’ 특종을 일궈냈듯 절박한 마음으로 젠더 이슈에 다가가겠습니다.

권력과 자본 감시, 제대로 하겠습니다

권력과 자본 감시는 한겨레의 숙명과도 같습니다. 때때로 진영논리에 갇혀 권력 감시에 소홀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권력의 남용과 부패에 눈감지 않겠습니다. 격차 해소, 한반도 평화, 검찰개혁 등 한겨레가 지향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정책은 적극 지지·견인하되, 정책의 실효성도 꼼꼼히 따지겠습니다. 자본은 이제 또 하나의 권력입니다. 한겨레는 그동안 재벌의 구시대적 행태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노력이 독자의 눈높이에 모자랐던 것 아닌지 자문해봅니다. 눈치 보지 않고 감시하겠습니다. 경제민주화와 기업의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의제’도 적극 발굴하겠습니다.

반성하는 언론, 겸손한 언론이 되겠습니다

신뢰는 언론의 생명과도 같습니다. 잘못됐을 때 곧바로 반성하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언론의 길입니다. 저널리즘책무실을 두어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취재보도준칙과 ‘범죄수사 및 재판보도 시행세칙’을 대폭 개정해 취재·보도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고침과 반론, 사과에 인색하지 않겠습니다. 늦더라도 정확한 언론, 기본에 충실한 언론이 되겠습니다. 오직 ‘신뢰 저널리즘’이란 화두를 붙잡고 나아가겠습니다.

주주·독자·후원자 소통 채널을 구축하겠습니다

한겨레의 3대 축인 주주, 독자, 후원회원들과 온·오프라인 소통을 정례화하겠습니다. 열린편집위원회, 주주·독자 모임 등의 제도와 채널을 확대합니다. 한겨레 서포터즈 ‘벗’에 참여한 분들께 별도의 뉴스레터, 광고 없는 누리집, 디지털 탐사보도 작품집 등을 제공하고 콘텐츠 제작 과정에도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취재와 보도의 관행을 개선하겠습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과제에 집중하겠습니다. 타성적인 취재·보도 관행에서 벗어나 핵심 의제 중심으로 일하는 구조로 바꿔나가겠습니다. 디지털상에서 더욱 많은 이용자에게 양질의 뉴스를 제공하기 위한 혁신도 계속하겠습니다. 디지털과 종이신문 공정 분리를 통한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합니다. 젠더, 기후변화, 동물에 이어 이슈별 콘텐츠를 늘리고, 뉴스레터도 더욱 확충해 새로운 방식으로 이용자들과 만나겠습니다.

백기철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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