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수경 스님(오른쪽)과 문규현 신부(왼쪽)가 새만금 생명 파괴를 반대하며 전북 부안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이끌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사단법인 ‘세상과 함께’가 ‘삼보일배 오체투지 환경상’(오체투지 환경상)을 제정한다. 세상과 함께는 “모든 생명의 존엄과 안락한 행복을 위해 가장 낮은 자세로 임했던 새만금 개발 반대 삼보일배와 4대강 살리기 오체투지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모두 2억여원의 상금을 수여하는 상을 제정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세상과 함께는 환경운동을 투쟁의 방식에서 자기 성찰과 생명 존중 방식으로 전환했던 환경생명운동가 수경 스님의 정신에 공감하며 따르는 이들을 중심으로 지난 2015년 설립한 단체다. 지금까지 국내 소외·빈곤층의 삶의 질 개선은 물론 네팔, 미얀마 등 국외에까지 시선을 돌려 학교 건립, 장애인 자활 지원, 불우 어린이 구호 사업 등을 전개해왔다.
애초 선방에서 수행하던 선승이었던 수경 스님은 1990년대 남원 실상사에서 지리산댐 건설 반대 운동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환경운동에 투신했다. 하지만 2010년 문수 스님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소신공양’(분신)을 하자 그 충격으로 모든 활동을 접고 충남 공주 영평사에서 은거중이다.
삼보일배는 ‘세 발걸음마다 한번 큰절을 하는 것’으로 1보에 이기심과 탐욕을 멸하고, 2보에 속세에 더럽혀진 화난 마음을 멸하고, 3보에 생명에 대한 무지를 멸하며, 절을 하면서 자기가 지은 나쁜 업을 뉘우치고 깨달음을 얻어 모든 생명을 돕겠다는 서원하는 하는 불교의 수행법이다. 수경 스님·문규현 신부·김경일 교무·이희운 목사는 2003년 3월28일부터 65일 동안 새만금 간척지 사업으로 인한 환경 훼손과 생명 파괴를 막기 위해 새만금에서 서울까지 삼보일배를 감행했다. 그때부터 삼보일배는 다양한 운동과 시위의 한 방식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세상과 함께 이사장 유연 스님은 “무분별한 환경파괴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실천적 노고를 응원하기 위해 상을 제정했다”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4대강과 새만금 문제뿐 아니라, 기후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교통, 에너지, 심지어 식습관까지 개선하기 위해 헌신하는 환경단체와 환경운동가들을 발굴해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금은 대상에 5천만원((개인 또는 단체), 환경상에 3천만원(개인 또는 단체), 특별상은 문화예술·언론·영상·청년·환경교육·생활실천 등 7개 부문에 총 6천만원, 연구활동 지원비로 3개 단체에 각 2천만원씩 총 6천만 원 등이다.
현장성(활동 현안의 구체성), 지속성(활동 기간), 독립성(재정운영의 건전성), 확장성(활동 의제의 사회적 파급력), 대안성(환경운동의 질적 성장 도모), 시민성(시민 참여와 소통), 민주성(활동의 투명성과 연대 활동), 시의성(사회적 관심) 등을 심사기준으로 삼는다.
세상과 함께는 새달 16일까지 공모와 후보 추천을 받아 심사를 거쳐 12월 중 시상할 예정이다. 누리집(
www.twtw.or.kr) 참조.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