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300만원 이상 국민연금을 받는 부부가 1천쌍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가족이 아닌 개인 단위 제도로 부부가 개별적으로 10년(120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면 아내와 남편 모두 노후에 각자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7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올해 3월 기준 아내와 남편 모두 노령연금을 받는 부부는 64만 5487쌍으로 평균 수급액은 월 98만 6848원이었다. 이 가운데 둘이 합쳐 월 연금 300만원 이상인 부부는 982쌍이었다. 월 300만원이 넘는 연금을 받는 부부는 2017년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엔 3쌍에 그쳤으나 2018년 6쌍, 2019년 29쌍, 2020년 70쌍, 2021년 196쌍, 2022년 565쌍에서 올해 3월 982쌍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 3월 기준, 부부 합산 연금액 가운데 최고액은 469만 560원이었다. 부산광역시에 거주하는 이 부부는 남편과 아내가 각각 매달 229만 4710원, 아내는 239만 5850원을 받고 있다.
부부가 모두 연금을 받다 한 사람이 사망하면, 남은 배우자(사실혼 포함)에겐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 그러나 자신이 납부한 보험료에 기반한 노령연금과 배우자 사망에 따른 유족연금을 모두 다 받을 순 없다. 이 경우 유족연금 30%를 더한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두 가지 중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
앞서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이 전국 50대 이상 가구원이 있는 5528가구(9242명)을 조사해 올해 초 공개한 ‘9차 국민노후보장패널’ 조사 결과를 보면, 중고령층이 표준적인 노후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비용이라고 여기는 월 최소생활비는 부부 기준 198만7천원, 개인 기준 124만 3천원이었다. 다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가입률은 53.5%에 그쳤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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