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학교의 등교수업이 확대된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화홍중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2학기부터 한주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1천명 미만이면 유·초·중·고 전면등교가 가능해진다. 학교의 일상 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인데 이를 위한 방역 강화 대책은 기존안을 ‘재탕’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새달 1일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과 연계한 새 학교 밀집도 기준 등을 담은 ‘2학기 전면등교를 위한 단계적 이행방안’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전체 학생의 73%가 등교하는 상황에서도 인구 10만명당 하루 평균 확진자가 1.06명 발생할 때 학생 확진자는 0.76명으로 감염률이 약 30% 더 낮게 유지되고 있다”며 “이제 학교에 가야만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아이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행방안을 보면,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개편되면서 학교 밀집도 기준 역시 기존 5단계에서 4단계로 변경된다. 전국 기준 한주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500명 미만인 1단계와 500~999명인 2단계까지는 전면등교가 원칙이다. 2단계에서는 가급적 전면등교를 원칙으로 하되, 지역별 여건에 따라서 초등학교 3~6학년 4분의 3, 중·고 3분의 2 밀집도 기준 적용도 가능하도록 열어뒀다. 또 과대학교·과밀학급인 경우에도 학교 구성원의 의견수렴을 거쳐 밀집도를 일부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3단계에서는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새 3단계(1000명 이상)에서는 초 3~6학년 4분의 3, 중학교 3분의 1~3분의 2, 고등학교는 3분의 2 밀집도 기준을 준수하면서 등교가 가능하다. 유치원생과 초1~2학년 매일 등교와 소규모 학교·특수학교(급)·직업계고의 전면등교는 3단계까지 가능하다. 4단계(2000명 이상)가 되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거리두기 개편안은 당장 새달 1일부터 적용되지만 교육부는 새 밀집도 기준을 2학기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2학기 개학 뒤에도 방역 준비나 지역감염 상황 등을 고려해 2주의 적응 기간을 둘 예정이다.
방역인력 여전히 부족…급식실 방역 대책도 ‘불안’
이날 발표에는 학교 방역체계 보완 방안도 포함됐다. 교육부는 1차 수요조사를 거친 결과 2학기 방역인력 4만9942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1학기 방역인력 4만8666명(5월1일 기준)에서 1200여명이 늘어난 정도인데 교육부는 2차 수요조사를 거쳐 1만명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경우 학교 방역인력은 최대 6만명이지만 이 역시 충분하지 않다는 게 학교 현장의 목소리다. 한상윤 전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이사장(서울 봉은초 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3분의 2 등교에서 전면등교로 바뀌면 방역인력은 산술적으로 34%가량 증원돼야 하는데 최대 6만명을 지원한다고 해도 1학기에 견줘 20% 늘어나는 정도다. 급식 운영을 2부제에서 3부제로 바꾸는 데에만 2~3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며 “학교 자체 예산도 바닥난 상태라 방역인력을 늘리려면 교육당국의 추가 예산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단계별 급식 방법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교육부는 급식실 식탁 칸막이 설치를 확대하고 지정좌석제 운영을 권고하는 한편, 1~2단계까지는 칸막이가 없는 경우 반드시 1m 이상 거리두기 또는 한 칸씩 띄어앉기를 하고 칸막이가 있는 경우에는 모든 자리에 착석할 수 있도록 했다. 3단계에서는 칸막이 설치와 한 칸씩 띄어앉기를 병행해야 한다. 또 2학기 개학 직후 2주 동안은 ‘적응기’로 설정해 간편식 등을 제공할 수 있고 급식실 거리두기가 어려운 경우 교실 배식 전환 또는 병행을 검토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중학교 영양교사는 “칸막이가 있는 경우 모든 자리에 착석하라는 말은 코로나19 이전처럼 하라는 이야기”라며 “적응기 이후 급식 운영에 대해서는 학교가 알아서 방역인력을 적극 활용하라고만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칸막이를 설치하고도 3부제 급식을 해야 하는 학교에 2부제 급식을 하고 3분의 1은 교실 배식이 가능한 조건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적극 권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대학교·과밀학급 문제 해소를 위한 방안은 시차등교, 오전·오후반 등 지난해부터 나온 방안들을 다시 내놓는 것에 그쳤다. 교육부는 수업시간 조정 등 학사운영을 탄력적으로 실시하고, 일부 학교에선 특별교실의 일반교실 전환과 모듈러 교실(임대형 이동식 교실) 설치 등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밀학급 해소 방안은 7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희정 회장은 “교실이 부족한 학교들은 개교할 당시 만든 음악실·미술실 등을 이미 일반교실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의 전경원 경기도 교육정책자문관도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초부터 교육계에서는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 요구를 해왔다. 그런데도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상세 방안 발표를 7월로 재차 미룬 것은 ‘뒷북행정’의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교원단체들도 이날 발표를 두고 전반적으로 인색한 평가를 내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논평에서 “과대학교·과밀학급에서의 방역이 전면등교 안착의 핵심”이라며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 법제화를 재차 요구했다. 전교조는 특별교실의 일반교실 전환은 실효성이 별로 없을 것으로 봤지만 모듈러 교실 설치는 단기적 방안으로는 활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2학기부터 시행하려면 올해 미발령 교사 활용 등 추가적인 교원 수급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역시 “(모듈러 교실) 분반을 통해 한시적으로 밀집도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모듈러 교실은 소방시설법 적용을 받지 않아 화재 시 안전이 가장 우려되므로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8월 말까지 모든 교직원과 고3 학생 백신 접종을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접종 대상에는 초·중·고 방과후강사도 포함된다. 고3 이외의 수험생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9월 모의평가를 접수하는 수험생을 기준으로 8월 초부터 접종을 진행한다. 교육부는 입시를 담당하는 대학 관계자와 입시 관련 예체능 학원강사의 우선접종 여부도 질병관리청과 협의중이다.
이유진 김지은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