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학부모가 14일 새벽 받은 자가진단 앱 알림(왼쪽).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알림 목록을 갈무리한 사진(오른쪽)이 잇따라 올라왔다.
학생과 교사들이 매일 등교 전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확인해 기록하는 교육부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에서 14일 새벽 발송자를 알 수 없는 알람이 여러 차례 울리는 등 해킹으로 의심되는 현상이 발생해 교육부가 상황 파악에 나섰다.
학부모와 교육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0시 이후 일부 학생과 교직원이 자가진단 앱에서 알림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은 교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통상 등교 전 자가진단 앱에서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등 등교 전 자가진단을 한다. 자가진단 앱에 등록된 유·초·중·고 학생만 547만명이다. 이 때문에 등교 직전이나 직후까지 자가진단을 하지 않은 경우에 알림이 발송되지만 이날은 0시 직후부터 알람이 울렸다. 게다가 원래는 발송자가 학생이 속한 반으로 기재되는데 이날 온 알림에는 발송자란에 ‘자가진단 드가자~~’, ‘얘! 자가진단 하렴’, ‘여러분 자가진단 하세요! 확진자 늘고있는거 보이잖아요?’와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경기도의 한 학부모는 “아침 8시가 넘어도 자가진단을 안 하면 알림이 오긴 했지만 오늘은 새벽 2시, 5시께 잇따라 알림이 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이날 오전부터 “방학인데 왜 자가진단 알림이 오나 했더니 해킹인가”, “새벽 내내 십여개의 알림을 받았다”, “학생들 개인정보가 들어있는데 보안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알림을 받았다는 지역은 인천, 대구, 부산, 충남 천안, 경남 창원, 강원 원주 등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다.
만약 해킹이 맞다면, 자녀의 민감한 개인 정보는 물론이고 앱에 들어가기 위해 설정해놓은 비밀번호까지 유출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는 학부모도 있다. 세종시에 사는 유치원생 학부모 이아무개(39)씨는 “설문 내용에 코로나19 의심 증상뿐 아니라 유전자증폭(PCR) 검사·자가격리 여부 등까지 포함돼 있어 이런 내용이 유출된다면 확진자로 낙인찍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유출되면 안 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비밀번호까지 설정하라고 한 것 아니겠나. 해킹이 맞다면 교육당국에서 조속히 조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까지도 해킹 여부 등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어디서 오류가 발생했는지 확인중”이라고만 밝혔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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