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성 이렇게 말해 보세요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엄마의 자녀 성교육에 대한 고민이다. “요즘 들어 부쩍 아이가 대답하기 곤란한 얘기를 물어오곤 해요. 여자는 왜 생리를 하느냐, 어른은 왜 성기 주변에 털이 나느냐, 왜 어른들은 서로 껴안고 키스를 하고 그러느냐 등등……. 어떨 땐 사람들이 많은 데서 큰 소리로 물어 보기도 하는데 어떻게 대답을 해 줘야 하는지 난감해요. 다른 아이들은 안 그런 거 같은데 우리 아이가 좀 이상한 건 아닌가요?”
이 어머니처럼 자녀가 성에 대해서 너무 많은, 그것도 대답하기 난처한 질문을 부지불식간에 해오기 때문에 당황하는 부모들은 꽤 있는 듯하다. 그래도 아이가 성에 대한 질문을 부모님께 해온다는 것은 드디어 성교육이 본격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받아들여도 좋다. 부모 세대는 성에 대해서 부모와 얘기를 한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았을 것이므로 당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먼저 우리 아이가 이상한 질문을 눈치없이 한다고 여기는 부모의 마음을 살펴보자. 알게 모르게 어른들은 성에 대한 것은 은밀한 것이므로 공개적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태도를 내면적으로 강하게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춘기가 되기 이전의 아이들은 대개 그렇지 않다. 게다가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을 접하게 되므로 성에 대한 궁금증은 더 구체적이고 많아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성에 대해 질문한다고 해서 우리 아이만 이상하다거나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버릴 필요가 있다. 우선 부지불식간 수많은 질문을 하는 자녀에게 대답을 잘하기 위해서는 부모 역시 뻔뻔해져야(?) 한다.
첫째, 다른 질문과 차이를 두지 말고 설명을 해보자. 성에 대해 아이들이 질문한다고 해서 엄마의 태도가 “너 그거 어디서 들었어? 어디서 봤지?” 하면서 먼저 아이를 다그치지 말고, “응~ ○○○이 궁금하구나” 하면서 되도록 예를 들면서 설명을 해주자. 둘째, 성에 대한 용어 사용에 익숙해져야 한다. 초등학교 2학년쯤 되면 성기·유방·생리 등과 같은 정확한 용어를 써가면서 얘기를 해줄 필요가 있다. 셋째, 성에 대해 얘기할 때 남녀가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어른에 이르는 과정은 서로 비슷하다는 걸 전제로 얘기해야 한다. 남자의 변화 현상에 편중하거나 여자 아이에 대해서만 중점적으로 설명하지 않도록 하자. 예를 들어 아이가 여자의 생리에 대해서 물어오면 남자의 몽정도 함께 설명을 한다든지 하자. 그리고 반드시 성의 발달에는 개인 차가 있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아마도 부모들 가운데는 내가 정확하게 설명을 해준 건지, 잘못한 건 아닌지 자신이 없어해 하기도 할 것이다. 시간을 내서 자녀와 함께 컴퓨터 앞에 앉아보자. 성교육 관련 사이트를 찾아 같이 공부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bright@ymca.or.kr
이명화/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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