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교육교사모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좋은교사운동,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교육시민사회단체 117곳이 지난 4월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특권학교 부활 선언 인수위 규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공
2023학년도 전국 주요 10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로 집계됐다. 윤석열 정부의 자사고 존치 기조에 더해 고등학교 전 과정 절대평가제 도입 구상까지 더해지면서, 자사고에 ‘날개를 달아준’ 영향으로 분석된다.
18일 종로학원의 ‘2023학년도 특목·자사고 경쟁률 분석 결과’를 보면, 용인외대부고·하나고·민족사관고·상산고 등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주요 10개 자사고의 평균 경쟁률은 1.82대 1였다. 전년도 평균 경쟁률 1.57대 1보다 높고, 최근 5년 새 최고치다. 2019학년도부터 주요 10개 자사고의 최근 5년간 평균 경쟁률은 1.46대 1→1.58대 1→1.48대 1→1.57대 1→1.82대 1이다.
지역 단위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경쟁률도 모두 올랐다. 지역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22개 자사고 경쟁률은 1.21대 1로 2022학년도(1.13대 1) 보다 올랐다. 전국 27개 외고는 1.13대 1로 경쟁률이 늘며 지난해 미달(0.99대 1)을 벗어났다. 경쟁률을 공개한 전국 특목고·자사고 67개교 가운데 52개교의 경쟁률이 상승했다.
이런 경쟁률 상승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윤 정부는 이들 학교로 존치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새 정부가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준 것이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은 학생·학부모들에게 ‘자사고·특목고에 가는 것이 대입에 유리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어, 당분간 경쟁률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할 경우 고1~3학년 전체 내신 산출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등학교의 등급이 사실상 존재하는 상태에서, 내신의 불리함마저 없애주겠다는 것이다.
전경원 경기도 교육정책자문관은 “지금의 상대평가 체제에서 자사고는 일반고에 비해 좋은 내신을 받기 어려운 구조지만 이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자사고가 갖는 불리한 요소가 하나 사라진다. (이 부총리의 발언은) 자사고 경쟁률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라며 “절대평가 전환이라는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고교 서열화를 막을 대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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