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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생명 윤리’ 중용에서 길을 찾다

등록 2006-12-24 19:43

박용성 교사의 실전강좌
2부 - 논술 단골 주제 뜯어보기 ⑧ 제8영역: 과학과 생명 4. 논술 쓰고 첨삭하기

■ 서론

오늘날 과학 기술은 날이 갈수록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컴퓨터와 로봇의 지능은 점점 높아져서 간단한 인간의 노동을 대신할 수 있게 되었고, 생명 공학 분야도 나날이 발전하여 그 기술 수준은 동물을 복제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인간 복제도 충분히 가능할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생명에 대한 윤리적 차원의 논의는 이러한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나중에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가진 로봇이 나오거나 인간 복제가 대량으로 ⓐ이루어 질 때 인간은 그들의 존재에 대하여 상당한 혼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확한 생명의 개념과 범위, 그리고 생명 윤리에 대하여 논의할 필요가 있다.

■ 본론1

먼저 제시문 (가)에서는 영화와 소설의 예를 들면서 로봇이 사람처럼 자기의 존재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이 고민하는 이유는 생물과 무생물을 구분하는 기존의 기준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생명의 범위를 다시 규정할 필요성이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제시문 (나)에서는 복제 양 ‘돌리’의 경우를 언급하면서 생명 복제에는 암컷의 유전자 조작만 필요할 뿐, 수컷은 필요 없고 이 방법은 인간에게도 적용된다고 한다. 또 인간 복제 문제는 당분간은 사변적인 수준이지만 그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기 전에 학문적으로 뒷받침된 생명 윤리학을 정립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 본론2

생명 윤리를 제정하려면 먼저 생명의 정확한 범위를 정해야 할 것이다. 제시문 (가)에서는 기존의 생명은 탄소 화합물로 구성되어 있고, 탄생, 성장, 죽음을 거치면서 종족 번식과 물질 대사 활동을 하는 것으로 ⓑ정의 하였다. 그러나 인간과 비슷한 사고를 하는 사이보그나 기계의 출현은 생명의 개념을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기존의 개념으로 보자면 이들은 생명체로 볼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무생물처럼 함부로 대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왜냐 하면, 이들은 우리와 똑같이 사고하는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을 보면 여기서 나오는 로봇도 처음에 무생물 취급을 받지만 인간이 ⓒ되기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나중에는 인간으로 인정받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비록 기계일지라도 생명처럼 소중히 여겨야 한다.

■ 본론3

그렇다면 생명 복제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전통적 생명 윤리에서는 최소한 인간 복제만큼은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자연의 법칙에 어긋나며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함에 의한 부작용이 끼칠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명 복제는 인간을 제외한 생명체를 대상으로 선의의 목적을 가지고 최소한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비 윤리적 생명 복제는 강력한 법이나 시민의 감시를 통해 ⓔ규제되어야 할 것이다.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구술·논술 뛰어넘기〉 저자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구술·논술 뛰어넘기〉 저자
■ 결론

지금까지 우리는 생명의 범위와 생명 윤리의 정립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하게 된 인공 지능 로봇의 출현은 우리로 하여금 생명의 범위를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그리고 인간 복제의 가능성은 생명 윤리 정립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우리는 기존의 ⓕ생명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사고를 할 수 있는 기계도 존중함으로써 공존과 발전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비 윤리적인 생명 복제는 통제하여서 인류에게 미칠 악영향을 예방해야 할 것이다.

■ 첨삭 지도

(1) 단어와 문장 바로잡기

ⓐ피동의 의미를 지닌 보조 동사 ‘지다’가 ‘-아/-어’ 뒤에 올 때에는 관습적으로 붙여 써. ☞이루어질
ⓑ ‘-하다’가 명사, 형용사, 부사에 붙어 한 단어를 나타낼 적에는 접미사로 다루어 붙여 써(공부하다, 좋아하다, 시름시름하다). ☞정의하였다
ⓒ ‘위하다’는 보조 동사가 아니라 본동사이므로 앞 단어와 띄어 써야 해. ☞되기 위하여
ⓓ ‘비(非)-’는 일부 한자어 앞에 붙어서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이므로 붙여 써야 해(비능률, 비무장, 비폭력). ☞비윤리적
ⓔ 영어는 피동문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우리말은 능동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야. ☞규제해야
ⓕ ‘뿐’은 용언 뒤에서 ‘따름’이라는 뜻을 나타낼 적에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써(우리는 최선을 다했을 뿐만 아니라, 운도 따랐다.). 다만, 체언 뒤에 붙어서 한정의 뜻을 나타낼 적에는 조사이므로 붙여 쓰지(가진 것은 이것뿐이다.). ☞생명뿐만 아니라

(2) 글의 흐름 바로잡기

서론은 참으로 매끄러워. ‘어떤 것이 왜 문제가 되고 있는가’하는 문제 상황에 대한 설명도 매우 차분하고, 그에 따라 논제를 제시하는 부분도 매우 자연스럽지. 더욱이 일반적 진술로 시작해, 차츰 그 진술을 좁게 한정해 가면서 논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교과서적인 모범 예문이라 할 만해.

본론은 세 문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글의 흐름이 매우 유기적이야. 특히, 이 글을 높이 평가하고 싶은 이유는 “사이보그나 기계를 인간의 생명체로 보아야 한다”라고 단정짓지 않고, “그들이 비록 기계일지라도 생명처럼 소중히 여겨야 한다”라는 표현을 통해 예상되는 반론을 무디게 하고 있다는 점이야. 아울러 생명 복제에 대해서도 허용과 금지의 어느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 주지 않고 ‘최소한’ 인간 복제만은 금지해야 한다면서 인간을 제외한 생명 과학의 길을 열어주고 강력한 법이나 시민 감시의 규제 방안도 제시하고 있어.

결론 또한 모범적이야. 논술의 핵심 논점을 밝힌 뒤, 그 논점에 대하여 본론에서 진술한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고 있지.

(3) 총평

입시 논술은 특별한 글을 요구하지 않아. 주어진 제시문을 통해 ‘남의 말’을 잘 알아듣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의 말’을 조리 있게 해 나가면 돼. 바로 이 글처럼 평범한 듯하면서도 깔끔하게 써 나가면 된다는 거야. 이 글은 논리적인 흐름도 완벽할 뿐만 아니라 비문도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급 논술이야. 전체적으로 보면 (v상, 중상, 중, 중하, 하)이지. 박용성/여수여고 교사 <교과서와 함께 구술·논술 뛰어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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