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시술뒤 임신…의사에 책임 물을 수 있을까?

김은주 교사의 과학비타민 / [난이도 = 고등]

2006년 11월 독일연방대법원은 산부인과 의사의 잘못된 피임 처치로 인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아이를 출산한 후, 그 의사를 상대로 아이가 성인에 도달할 때까지의 부양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적이 있다.

사건은 한 여성이 2002년 1월께 한 산부인과 전문의한테서 장기간 피임 효과가 지속되는 ‘임플라논’(Implanon:성냥개비 사이즈의 기구를 팔 안쪽에 삽입 시술해 프로게스테론 제제를 배출해 배란을 막는 것으로 한번 이식하면 3년의 피임효과를 얻을 수 있다)을 시술하면서 시작됐다. 이 여성은 임신을 원하지 않아 피임기구를 팔꿈치 상단의 피하에 집어넣는 수술까지 받았지만, 피임에 실패해 아이를 임신하게 된 것이다.

이 판결은 아이의 양육책임이 기본적으로 부모에게 있다는 점과 인간의 출산이 과연 손해 배상의 대상이 되느냐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성 측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결혼은 물론 동거하지도 않고 있는 아이의 아버지인 남자에 대해서도 별도의 부양료 책임이 있다고 판결해 기존의 판례를 확인함과 동시에, 청구권자의 범위를 아이의 생부에게까지 넓혀 논란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임신한 여성이 아이의 출산을 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양육비를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느냐의 여부를 둘러싸고 독일에서는 법학계는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매우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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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가)

인간의 생식 활동은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두 가지 생식선자극호르몬에는 FSH(여포자극호르몬)과 LH(황체형성호르몬)이 있다. FSH는 남성에게서 일생동안 분비되며 정소의 세정관에 작용해 정자의 형성을 자극하고, LH와 함께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생성하도록 자극한다.

여성에게서 FSH는 난자가 들어있는 여포를 성숙시키고, 성숙한 여포에서는 에스트로겐이 분비된다. 에스트로겐은 적은 농도에서는 황체 형성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지만 높은 농도에서는 황체형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황체형성호르몬은 성숙한 여포에 작용해 배란을 일으키고 여포를 황체화시킨다.

배란 후 여포는 황체가 되고 황체에서는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된다. 프로게스테론은 자궁벽을 발달시켜 임신에 대비하고 시상하부에 작용해 뇌하수체에서 FSH가 분비되지 않도록 한다. 배란된 난자가 수정되지 않으면 황체는 퇴화하고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는 급격히 감소해 다시 뇌하수체에서 FSH의 분비가 시작되고, 자궁벽이 파열돼 월경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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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문 (나)

다음 그림은 인간의 수정과 착상과정을 간단히 도식화한 것이다. 수정란은 세포분열을 하면서 수란관의 섬모 운동으로 자궁 쪽으로 이동한다. 수정된 지 5~7일 정도가 지나면 속이 빈 포배가 되어 자궁 내벽을 파고 들어가 묻히게 되는데, 이것을 ‘착상’이라고 하며, 이때부터 임신이 되었다고 한다. 임신을 원하지 않아 피임을 할 때에는 생식주기 조절법, 콘돔, 페미돔(여성용 콘돔), 정관수술, 난관수술, 먹는 피임약, 자궁내 루프 삽입 등의 방법들이 쓰인다.

논제

제시문 (가), (나)는 여성의 생식주기와 수정, 착상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이 제시문을 참고로 하여 제시문 (나)에 나오는 피임 방법들이 어떤 원리로 피임이 되는 것인지 원리별로 설명하시오.

예시답안 :

임신이 되려면 정자와 난자가 만들어져서 수정이 되어야 하고, 수정란이 착상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임신을 막으려면 생식세포의 형성을 막거나, 수정을 막거나, 착상을 막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난자의 생성을 막기 위해 난자 성숙 호르몬인 FSH와 배란촉진 호르몬인 LH의 분비를 억제시키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성분을 포함한 먹는 피임약이나,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는 패치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상용화되지는 않았으나 정자의 생성을 막는 피임약도 연구해볼 수 있다.

김은주 교사

수정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자가 물리적으로 난자를 만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남성이 사용하는 콘돔, 여성이 사용하는 페미돔을 들 수 있다. 남성의 수정관을 외과적 수술로 묶으면 정자를 배출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 여성의 수란관을 묶어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여성의 배란이 되는 날짜가 주기적으로 돌아오므로 그 주기를 이용해 난자 생존기간과 정자 생존기간을 계산해 배란 전후 6~7일 정도 성 접촉을 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이미 수정된 경우에는 착상을 막는 방법이 있는데 자궁 내 장치인 루프를 이용하면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금옥여고 생물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