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엄마 별난 엄마〉 아이와 그저 함께 살아가는 경지는…
보통 엄마 별난 엄마 /
세상에 인간관계가 가장 힘든다고들 하는데, 특히 아이와의 관계는 품도 시간도 참 많이 들여야 하는 일이다. 영유아기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 중엔 끼니를 거르거나 싱크대 앞에 서서 겨우 한 끼 때우고 아이 잠자는 시간엔 얼른 집안일을 하는 엄마들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집안일도 설고 아이 키우는 일도 선 초보엄마였기에 그때는 실컷 잠 한번 자는 것, 밥 한번 제대로 먹어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큰아이가 열살, 작은아이가 여섯살. 이제 손이 많이 가서 몸이 힘든 시기는 지났다. 그런데 ‘학교 들어갈 때까지만 키우면 끝나겠지!’ 했던 육아가 아이가 크면 클수록 더 만만치 않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큰아이의 1학년 담임선생님께서 아이가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라고 하셨다. 아이에게 평소 관심을 가져주셨던 선생님께서 진정 아이를 위해 말씀해주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는 ‘내가 뭘 잘못 키웠나? 그럼 어떻게 아이를 고칠까?’ 큰 고민에 빠졌다. 아이를 닦달하게 되고 아이와의 관계까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2학년, 아이가 까다롭고 별나다고 생각하시는 선생님께 아이가 반항을 해서 학교에 불려간 적도 있다. ‘왜 내 애만 이렇게 별나고 힘드나!’ 하는 생각이 드니 화도 나고 아이가 미워지기도 했다.
아이 말을 잘 들어주고 마음을 읽어주고 육아서에 있는 멋진 멘트를 날리며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더 어떻게 하나 싶어 엄마의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아이의 문제를 풀려고 하면 할수록 더 많이 꼬이고 힘들어지는 것만은 분명했다. 육아서를 읽고 나면 잠깐은 흉내 내고 그렇게 살아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약발’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육아서에서 내 어린 시절 그리고 내 부모님의 양육 태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 그래서 내가 그렇구나!’ 하고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런 내 모습도 아이 모습도 사랑스럽고 그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이의 행동을 문제로 생각하고 고치려고 했을 때는 그것이 큰 문제로만 보여 나도 아이도 괴롭기만 했다. 스스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은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요즘은 형보다 자신을 더 사랑해 달라는 작은 녀석 때문에 힘이 든다. 거저 되는 놈이 하나 없다. 누군가 아이를 키우지 말고 그저 함께 살라고 했다. 아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살아지게 되는 경지가 나에게도 올까?
김은영/놀이교육 사이트 ‘놀며 자라는 아이들’ 운영자
김은영/놀이교육 사이트 ‘놀며 자라는 아이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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