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문제없다’는 착각
보통 엄마 별난 엄마 /
아이들이 가방 메고 현관문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른 아침부터 벨이 울린다. 뭘 빠뜨리고 갔나 싶은 마음에 누구냐 묻지도 않고 문을 벌컥 여니, 벨을 누른 옆집 아줌마가 깜짝 놀란다. 방금 한바탕 전쟁을 치른 끝이라 집안 꼴이 말이 아니지만, 겸연쩍은 마음에 들어와 차나 한 잔 하자고 권했다.
자리에 앉으니 옆집 아줌마는 연방 땅이 꺼져라 한숨이다. 왜 그러냐고 조심스레 말을 건네니, 요즘 5학년 딸 때문에 속상해 얘기 좀 나눴으면 해서 염치불구하고 아침부터 벨을 눌렀단다. 아줌마 말에 따르면 옆집 아이네 반은 한 달에 한 번씩 짝을 바꾸는데, 짝이 바뀐 뒤로 아침마다 학교 가기 싫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바람에 온 몸에 진이 다 빠진단다. 아이 짝이 쉬는 시간은 물론 수업시간에도 꼬집고 때리는 등 친구들을 못살게 굴면서 말썽을 피워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그 아이는 5학년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정도로 문제아로, 지금은 선생님도 두 손 두 발 다 든 상태라고 한다. 친구들이나 선생님 모두 그 아이의 상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데, 정작 엄마만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이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상담을 했더니, 그 엄마는 자기 자식은 순하고 착한 아이라 그럴 리 없다며 펄쩍펄쩍 뛰었단다. 부모 말이라면 팥으로 콩을 쑨대도 믿을 정도로 순하고, 학교 갔다 오면 따로 말하지 않아도 곧바로 제 할 일 해놓고 노는, 이른바 ‘손 댈 곳 하나 없는 아이’라는 것이다. 밖에서도 당연히 그럴 것인데, 철없는 아이들이 샘이 나 괜히 멀쩡한 아이를 모함하는 것이라며 난리법석을 떨고, 모범생인 자기 아이를 선생님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헐뜯는 것이 이상하다며 오히려 선생님을 촌지나 요구하는 이상한 선생님으로 몰아세웠단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부모에게 자기 자식이 제일 예쁘고 귀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감히 자기 자식이 밖에서 나쁜 짓 하고 다니리란 생각은 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부모는 알고 있어야 한다. 다른 아이들이 엉뚱한 길로 가더라도 내 아이만은 똑바로 가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생각은 큰 오산이란 것을. 때로는 내 눈앞에 보이는 아이 모습이 전부가 아니란 생각으로 주변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
임명남/<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저자
임명남/<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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