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재시험 등 ‘김포외고 입시부정’ 대책 논의
학원쪽, 명지·안양외고 수험생들에게도 문제 배포
학원쪽, 명지·안양외고 수험생들에게도 문제 배포
경기 김포외고 입학시험 문제 유출과 관련해 경기도교육청은 김포외고 합격자 가운데 시험문제를 사전에 학원생들한테 나눠준 서울 목동 종로엠학원 출신 47명을 모두 불합격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수사 결과 다른 외고에도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최종 대책은 경찰의 종합적 수사결과를 보고 발표하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 이상덕 교육국장은 12일 “(경찰)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인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결정을 내리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어 종합적인 수사결과를 보고 불합격 처리와 재시험 추진 여부 등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47명의 학생 중 선의의 피해자가 있을 수 있으나 시험 불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해당 학생들의 불합격 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날 대책회의를 열어 △김포외고 일반전형 합격자 184명 전원에 대해 재시험을 치르게 하거나 △목동 종로엠학원 출신 합격자 47명만 불합격시킨 뒤 부분 재시험을 치르거나 △목동 종로엠학원 출신 합격자 47명만 불합격 처리한 뒤 신입생을 따로 뽑지 않는 방안 등을 놓고 법률적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경기도교육청이 시험 유출과 관련된 학교 관계자에 대한 엄중 문책 및 특목고 지정 취소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경기도교육청의 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고교 입시 전형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므로 경기도교육청 조사와 조처가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교육부가 직접 특별감사에 나서는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목동 종로엠학원이 김포외고에서 입수한 입시문제를 명지외고와 안양외고에 응시한 학원생들에게도 나눠줬으며, 각각 5문제와 1문제씩이 실제 입시 시험에 출제됐다고 밝혔다. 허영범 특수수사과장은 “당시 김포외고 응시생 120여명이 탄 버스 3대에 유인물 100부, 명지외고와 안양외고 응시생이 탄 버스 2대에 70부가 배포됐다”고 말했다. 김포외고 등 경기지역 외고 9곳은 경기도교육청 주관으로 입시문제를 공동 출제한 뒤 학교별로 골라 쓰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지난달 30일 동시에 입학시험을 치렀다.
전성은 명지외고 입학관리부장은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342명의 합격자 가운데 종로엠학원 출신이 4명이었다”며 “입시 당일 4명 모두 부모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곽 원장의 구속영장은 발부했으나, 엄아무개 부원장의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수원/홍용덕, 이순혁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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