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요즘 부모들을 대상으로 자녀교육 워크숍을 하면 아버지들도 몇 분씩 참가한다. 그 아버지들은 전업주부 구실을 하는 분들은 아니다. 대개 직장을 다니지만 자녀 교육에 각별한 관심이 있어서 찾아온 분들이다. 보통 자녀 교육은 어머니의 몫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이들은 아버지의 몫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치고 그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섰다는 점에서 보통 아버지들과 구분된다. 이런 분들을 보면서 아버지의 사랑을 어떻게 하면 자녀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봤다.
첫째, 먼저 꿈을 세우도록 도우라. 방법은 나중에 찾아도 늦지 않다. 꿈을 찾는 데 어머니 아버지의 몫이 구분되는 건 아니지만 어머니는 일반적으로 일상의 일에 간여하다 보면 큰 것을 놓치기 쉽다. 이때는 아버지의 구실이 중요할 때가 많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는 아들의 교육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나는 타이거 우즈가 원치 않는 것을 강요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필요한 것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내 몫이다.” 자녀들이 큰 줄기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제일 큰 일이다.
교육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는 아버지를 둔 아이들의 말을 들어 볼 기회가 가끔 있는데 예상치 못한 말을 듣는 일이 심심치 않았다. “아버지가 저를 좀 놔 두셨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기둥보다 줄기에 대해 간섭하고 시간관리자로 나서면 아이들은 정말로 힘들어한다. 내가 느끼기에는 어머니가 그러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중압감을 갖는 것 같다.
둘째, 먼저 자녀를 지지하라. 잘못에 대한 지적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아버지의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오는 묵직한 지지야말로 아이들의 자아 존중감과 자신감의 원천이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이 작년 4월에 부모-자녀의 관계에 대해 다른 나라와 비교한 자료를 발표했다. 청소년 자녀와 부모의 관계를 ‘지지적 관계’와 ‘통제적 관계’로 나눌 경우 지지적 관계는 미국>독일>스웨덴>일본>한국 차례로 강하게 나타난 반면 통제적 관계는 한국>미국>독일과 일본>스웨덴 차례로 강하게 나타났다. 한국 청소년 자녀에 대한 부모의 지지가 다른 나라에 견줘 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지하라고 해서 아이가 한 모든 행동을 지지하라는 것은 아니다. 행동의 잘못은 일깨워주지만 아이에 대한 존중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아버지로부터 이렇게 충분한 지지를 받은 아이는아버지가 해주는 지적에 대해 훨씬 수용적이 된다.
타이거 우즈는 2년 전 일흔넷에 숨진 아버지에 대해 자신의 홈페이지에 다음의 글을 올렸다. “아버지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훌륭한 롤(role) 모델이었다. 아버지가 많이 그리울 것이다. 아버지가 자신의 삶에서 이룩한 위대한 일들을 생각하면 깊은 감명을 받는다. 당신은 훌륭한 아버지이자 코치였고, 멘토이자 친구였다. 당신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어떤가. 아이들에게 이런 찬사를 받고 싶지 않은가?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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