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교육

대학진학지도, 조급증 버려라

등록 2008-12-07 16:07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이제 곧 수능 성적 발표일이고 이어서 대학 입학 원서를 쓰는 시간이 닥쳐온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예상 커트라인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일부의 학생들은 괜찮겠지만 대부분의 수험생들에게는 피 말리는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특히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대학을 가면 좋은 것은 누구나 다 공감하는 바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자신이 받은 점수로 평판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대학을 가려고 모든 눈치를 다 동원하는 광경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즈음, 수험생을 둔 부모는 어떤 원칙을 갖는 것이 좋은가 생각해 봤다.

첫째, 하고 싶은 전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 전공을 선택하도록 돕는다. 최근 미국의 칼 피시라는 선생이 미래 교육 이슈에 대해 정리한 동영상 한 편을 보았다. 그 내용을 보면, 2010년에 필요할 상위 10가지 직업은 2004년도에 존재하지 않았던 직업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충격으로 다가온다. 다시 말하면 지금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졸업할 때쯤이면 직업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말이다. 이런 시대에 기존의 관점을 갖고 학과를 선택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한데, 실력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를 빨리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 많은 부모들이 선호하는 의사·법조인·공무원 등의 직업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랫동안 누려온 지위가 얼마나 더 갈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예전보다 훨씬 더 경쟁이 심해질 것이고 지금까지 어느 정도 보장되었던 직업 안정성이 점점 더 취약해질 것임은 명확하다. 세상에서 쉬운 일은 없으며 어떤 직업이든 넘어가야 할 난관이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의사라도 자신의 일에 흥미를 느끼고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은 난관을 만나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사라는 직업에 흥미는 별로 없지만 남들이 좋다고 해서 의사가 된 사람은 조그만 난관에도 더욱 힘이 들고 좌절하기 쉬울 것이다. 이런 면으로 볼 때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택해야 성공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둘째, 여유 있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자녀가 1차 지망 대학에 떨어지고 2차나 3차 대학에 합격을 하면 많이 안타까워한다. 점수 1~2점 차이로 운명이 갈리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되니 참으로 애석해할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꼭 그렇게만 생각할 일은 아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그의 저서 <노자와 21세기>에서 허(虛 - 빌 허)의 개념에 대해 왕필(王弼)의 주석을 소개했다. 있는 힘을 다하여 무거운 것을 든다는 것은 결코 쓰임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 내 점수에 딱 맞게 학교에 가는 것보다는 여유 있는 선택이 오히려 본인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 우리나라의 어떤 대학이라도 유능한 교수진들이 있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학에서 학위를 받은 교수들이 쌔고 쌨다. 어느 대학이든 내가 원하는 학과를 선택해서 공부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교수진의 지도를 받으며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

수영선수 박태환을 길러낸 노민상 코치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걸림돌로 부모의 조급증을 들었다. 지금 당장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여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자녀의 진로와 관련하여 부모들이 조급해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조급해할 때 긴 세월 닦아온 지혜를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