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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하고 싶은 일 해봐야 꿈 생긴다

등록 2009-01-18 16:37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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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진학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두어 달 전에 읽은 책의 내용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자녀 교육만 생각하면 자동으로 그 글이 떠오른다. 그것은 바로 <신나는 아빠, 신나는 편지>(이규창·이형준 공저, 도솔)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글귀이다. “아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아이의 꿈입니다. 부모가 원하는 것은 그저 부모의 꿈일 뿐입니다. 신나게 놀고 싶은 ‘작은 꿈’도 이루지 못하는 아이가 어떻게 큰 꿈을 꿀 수 있겠습니까? 우리 집 아이는 꿈이 없다구요? 꿈이 없는 아이는 지구상에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흔히 꿈이 있고 없음을 망망대해에 떠 있는 모터보트와 뗏목에 비유한다. 뗏목은 목적지가 없이 해류에 따라 흐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의존적이다. 반면에 모터보트는 목적지가 분명하며 힘이 있고 안정적이고 독립적이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바로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우리 아이가 중학교 때의 일이다. 그 시절 박찬호 선수가 최고의 전성시대를 구가할 때였는데 아이가 이튿날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야구경기 중계 방송을 보겠다는 것이었다. 아침에 깨워도 잘 일어나지 않는 아이니까 아무 생각 없이 “그러려면 그래라” 하고 잤는데 새벽에 거실에 인기척이 있어 나가봤더니 텔레비전을 켜서 보고 있는 것이었다. 진정으로 뭔가 하고 싶은 마음이 아이를 벌떡 일어나게 했을 것이다.

이렇게 자다 말고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꿈이 우리 아이에게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중지능 이론으로 유명한 하버드 대학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일찍부터 그 일에 종사한다면 그 일에서 리더십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성공하는 삶,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멋진 꿈을 우리 아이가 어떻게 하면 찾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꿈은 꼭 해야 하는 일(should)이나 하면 좋은 일(could)과는 거리가 먼 얘기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에 첫발을 딛는 대학생들이나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꿈이나 비전을 찾는 작업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물으면 대부분 잘 모른다고 답한다. 자신도 그것만 알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찾아줄 일도 아니어서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 어릴 적부터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하는 일, 남들 보기에 좋다는 일에 매달리며 살다 보니 이런 모습이 자연스런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금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위해 하고 싶은 것들을 참고 공부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이런 삶을 계속하다 보면 하고 싶은 것이 뭔지도 모르는 삶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다 클 때까지도 자신의 꿈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어른이건 아이건 상관없이 꿈 찾기는 무엇보다도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놀고 싶다면 나가 놀게 하자.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다면 이번 방학 동안 기간을 정해 실컷 하게 하자. 어른이 돼서 꿈이 바뀌면 기회비용이 크겠지만 아이의 꿈이 바뀌는 것은 얻는 이익에 비해 그 비용이 크지 않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을 해보게 하자. 꿈꾸고 시도하게 하자. 꿈이 바뀌었다고 끈기 없는 애라고 비웃지 말자. 새로운 꿈을 갖게 된 것을 축하하자.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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