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희의 학부모코칭
진로·진학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기초, 기초, 기초. 대학교수로 있으면서 많은 학생들이 손해를 보면서도 이 점을 무시하는 것을 보아 왔다. 당신은 반드시 기초부터 제대로 익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 어떤 화려한 것도 해낼 수가 없다.” 이 말은 작고한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에 나오는 말이다. 췌장암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그는 2007년 9월,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서 마지막 강의를 하게 되었고 그 내용이 미국 안팎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어린 시절 꿈 진짜 이루기’란 강의 부제가 보여주듯 자신의 어린 세 자녀에게 남기는 말에 초점을 둬 구성된 것이어서 더욱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된 것 같다.
기초가 중요한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기초가 중요하다는 것을 머리로 알기만 하지 정작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공부를 외면하는 일이 많다. 우리 아이의 성적을 올리려면 우선 기초가 튼튼한지 알아봐야 한다. 화려한 성적을 원할수록 기초 실력을 튼튼히 해야 한다. 기초가 튼튼하면 그 위에 돌을 쌓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실력을 쌓는 일이 괴롭고 힘든 일일 뿐이다. 매번 무거운 돌을 정상으로 밀어 올리지만 도로 굴러 떨어지는 시시포스의 운명처럼 말이다.
대개 우리 아이들은 학원에 다니면서 선행학습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원이나 과외 수업을 받는 것이 기초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라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 미리 공부하는 것이 나쁠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미리 공부한다는 것은 현재까지 배운 것을 잘 알고 있을 때 효과가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아이들에게는 소모적이고 괴로운 짐이 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가 현재까지 배운 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가 중학교 교사 여러 명에게 한 학급에서 지금 가르치고 있는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아이가 몇 명이나 된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지역이나 학교나 선생님마다 편차는 있었지만 대체로 5명 정도, 많아도 10명은 안 넘는 것 같았다. 이 말은 반에서 5등 정도 안에 드는 아이는 선행학습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는 공부가 아니라 고행을 하고 있다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
나의 아들은 중학교 때 성적이 딱 중간 수준이었다. 잘할 것도, 못할 것도 없는 20등 정도의 평범한 아이였다. 중학교 3학년을 올라가던 때에 아들에게 중학교 1~2학년 과정의 교과서와 참고서를 가지고 공부하도록 권했다. 반에서 20등 정도의 실력이면 학교 수업을 제대로 이해한다기보다는 겨우겨우 따라가는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참고서는 시중에 나와있는 것 중에 제일 쉬운 책으로 골라주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아들이 고등학교를 올라가서도 중3과정을 공부했고, 아들은 쑥스러워했지만 꿋꿋이 중3과정을 충분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성적은? 신기하게도 중학교 3학년 과정을 마친 후에 성적이 급상승하여 고2가 끝난 후에는 상위권으로 도약하게 되었다. 학원을 가지 못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고등학생에게 중3과정을 가르쳐줄 학원은 주변에 흔치 않기 때문이다.
어떤 일도 기초를 무시하고 서둘러서 잘될 수 없다. 공부는 특히 그렇다. 우리 아이가 반에서 5등 밖에 있다면 지금의 학습 방법을 심각하게 재검토해 봐야 한다. 좀 늦게 가는 것처럼 보여도 고등학교 3년 마칠 때까지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교과과정을 이해하면 된다. 이제 새해다. 올해는 기초를 다지는 해로 삼아 보자.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어떤 일도 기초를 무시하고 서둘러서 잘될 수 없다. 공부는 특히 그렇다. 우리 아이가 반에서 5등 밖에 있다면 지금의 학습 방법을 심각하게 재검토해 봐야 한다. 좀 늦게 가는 것처럼 보여도 고등학교 3년 마칠 때까지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교과과정을 이해하면 된다. 이제 새해다. 올해는 기초를 다지는 해로 삼아 보자.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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