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사, 학교에 확인않고 작성 의혹…몇몇학교 “통화안해”
‘허위 보고 책임’ 담당 과장은 중학교 교장으로 발령돼 물의
‘허위 보고 책임’ 담당 과장은 중학교 교장으로 발령돼 물의
전북 임실군 교육청이 일선 학교로부터 보고도 받지 않은 채 학업성취도 평가 통계자료를 처음부터 조작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지난 19일 “1년차로 경력이 짧은 임실교육청 담당 장학사가 1월5일인 보고시한을 1월15일로 잘못 알고 있다가, 1월6일에 전북교육청의 독촉을 받고서 일선 학교에 부랴부랴 전화를 해 그 결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시간이 촉박해 서두르다 실수를 했다는 데 무게를 둔 해명이었다.
그러나 담당 장학사가 전화를 했다는 1월6일, 14개 초등학교 가운데 8개 학교는 “전화통화한 사실이 없었다”거나 “전화통화는 했으나 성취도 평가와는 관계없는 내용이었다”고 22일 밝혔다. 또 나머지 6곳도 “모르겠다” “확인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이들 초등학교 관계자들의 답변으로 미뤄 볼 때 임실교육청 담당 장학사가 각 학교에 성취도 평가 결과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임의로 통계를 작성해 도교육청과 교과부에 제출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직위해제된 박아무개 담당 장학사는 전북교육청의 조사에서 해당 14곳의 일선 학교에 지난 1월6일 일일이 전화를 했지만, 누구와 통화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실교육청이 각 학교로부터 전자문서로 보고받은 날짜가 1월15일이었고, 교과부가 수정보고를 지시한 날이 2월3일, 평가결과 발표가 2월16일인 점을 고려할 때 한달 남짓의 시간이 있었으나, 고의로 은폐를 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교육청이 학업성취도 허위 보고의 책임자인 임실교육청 김아무개 과장을 장수의 한 중학교 교장으로 발령해 비난이 일고 있다. ‘사회공공성·공교육 강화 전북네트워크’는 22일 논평을 내어 “파면 대상자를 교장으로 전보한 것은 문책성이 아니라, 제 식구 감싸기에다 지역 학부모들을 무시한 처사”라며 “이런 행위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조사와 함께 납득할 만한 조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대구 ㅍ초등학교 교사는 허위 보고에 앞서 이런 내용을 교감과 협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교육청은 “통계처리가 완료되지 않아 기한 내 자료 작성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해당 교사가 교감과 전화로 협의한 뒤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이 아닌 기초학력부진아 자료 등에 근거해 교육청에 추정보고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17명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한 명도 없는 등 전반적으로 성적이 상향된 평가 결과를 교육청에 보고했다. 임실 대구/박임근 박영률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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