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KBS, YTN, EBS에 직간접적 영향력. MBC도 수순 밟기에 들어가
MB정권, “비판 언론의 씨를 말려라”
MBC가 위기에 처해있다. 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시작한 ‘언론 길들이기’ 노골화 움직임은 KBS의 정연주사장을 강제로 물러나게 하고, YTN과 아리랑티비의 방송사와 더불어 친정부인사를 낙하산으로 앉혀놓았다. 그나마 남아있던 유력 방송사 중에서 (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온 MBC마저도 지금 이 정부의 ‘파상공세’의 임무를 받고 파견된 세력들에 의해 ‘몰매’ 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더 친정부 보수일색의 보도를 강화할 ‘미디어법’ 이 시행될 위기에 처해있으니 그야말로 이 정권 아래의 언론은 ‘죽을맛’이다.
MB정권, 구본홍 사장임명으로 YTN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해
YTN은 지난해 구본홍 씨(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 언론특보)를 정부가 낙하산인사로 사장자리에 앉히려고 할 때부터 ‘비극’이 시작되었다. 사실 ‘공영방송’ 형태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YTN은 그 특성상 정부가 사장을 임의로 임면(임명과 파면)할 수 없으나, 그 어떤 압력이 가해졌는지 ‘YTN이사회’는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구본홍’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때부터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이 주축이 되어 기나긴 투쟁에 들어갔다.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참가한 노조원들은 ‘낙하산 사장은 물러나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싸우면서 구속되기도 했고, 생방송 도중에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 운동을 했다가 해고되기도 했다. 이들은 감봉은 기본에, 지방 강제 발령 등등 각종 회사의 보복에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구본홍 사장이 자진사퇴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기나긴 노조의 투쟁은 ‘작은 결실’을 맺는듯 했다. 그러나 사장 직무 대행을 맡은 배석규 임시 사장은 보도국 투표를 거쳐 선임된 보도국장을 일방적으로 교체하고, 임장혁 <돌발영상> PD를 대기발령 시켰다. 그리고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거나 정부에 비판적인 멘트를 한 앵커를 포함한 5명을 사전 논의 없이 타 부서로 발령하는 등 ‘구본홍체제’ 때보다도 더욱더 가혹한 보복을 자행하고 있다. YTN 근무자들은 ‘권력’ 과 권력에 잘 보이려는 사람들로부터 혹독한 체험을 강요당하고 있다. EBS또한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EBS에서도 정권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달부터 EBS 사장 및 이사 후보자를 공개모집했다. 그래서 사장직에 모두 14명이 지원하고 7명의 이사직에 84명이 지원했다. 9월 중순 임기 만료되는 EBS 이사 9명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추천하게 되는 2명을 제외한 7명을 모두 방통위가 선임 할 수 있는데 그런 막중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방통위’ 가 너무나 ‘친정부적’이라는 것이 심히 우려스럽다. 아마 예전의 ‘안기부’ 처럼 정부의 ‘언론 컨트롤’ 부분을 도맡아 하는게 ‘방통위와 최시중 위원장’ 인거 같다. 그래서 정부의 눈에 거슬리는 보도를 조금이라도 보이는 방송의 경우 ‘방통위’는 곧바로 ‘메스’를 들이댄다. 지난해(2008) 8월 ‘EBS 지식채널e’ 연출자 김진혁 PD가 갑자기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 이에 앞서 올해 5월에는 ‘EBS 지식채널e’ 에서 영국의 광우병 문제를 다룬 ‘17년 후’가 제 시간에 방영되지 않았다가 여론 악화로 뒤늦게 방영되었다. ‘EBS 지식채널e’ 는 평소 약자의 삶을 비추고, 강자의 횡포를 짧은 영상 속에 잘 녹여낸 프로그램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현재 프로그램 성격이 변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8월 PD 교체 뒤 방송 소재들이 사회적 현안보다 인간, 지식·정보, 자연, 철학 등에 과도하게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짧은 영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곳에도 ‘정부의 조용한 메스질’이 있었던 것이다. ‘정연주’를 쫓아내고, KBS를 ‘정권의 시녀’로 만들어 지난해 쫓겨난 정연주 전 KBS 사장의 강제로 쫓겨난 이유는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업무상 배임’ 이란다. 공영방송의 최대목표는 ‘국민을 위한 방송보도 실현’ 일 텐데 적자를 냈다고 강제 해임 시킨 것도 이상하지만, 얼마전 법원에서 정연주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줘 그 법적으로도 정연주 전 사장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았다. 그만큼 정부는 ‘방송장악’의 의도로 정연주 전 사장을 강제로 쫓아냈다는 이야기가 더욱더 명확해지는 부분이다. 사실 대통령이 KBS의 사장을 ‘임명’ 할 수는 있지만 ‘해임’ 할 수는 없다. 법적으로 ‘임명권’을 보장한다는 것을 스스로 ‘임면권’이라고 우겨서 쫓아내야하는 ‘속내’가 있는듯 하다. 결국 물러난 정연주 이후에도 혹여나 했지만 ‘2MB의 끄나풀’ 인 ‘이병순 현 KBS 사장’이 들어왔다.
그런데 이렇게 시커먼 의도를 가지고 야만적으로 공영방송의 수장을 쫓아낸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KBS 신임 이사들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방송장악 기도’ 한 적은 없단다. 정연주 사장 뿐만 아니라 kbs의 신태섭 이사 또한 말도 안 되게 강제로 떨궈 내는 등, 누가 봐도 공영방송을 자신들의 사영방송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법적으로도 객관적으로도 명확한데 말이다.
어쨌든 정연주 사장이 쫓겨난 이후에 KBS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언론인’들은 정말 역사상 가장 힘든 나날들을 보내게 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정국 때 KBS 취재팀은 국민들에게 많이 혼이 났다. 봉하마을에서도 ‘조중동’ 과 동급으로 취급받으며 온갖 수난과 고초를 다 겪었다.
사실 이렇게 ‘욕먹는 이유’ 는 당연하다. 미디어법이 날치기 통과됬던 날, SBS와 MBC 뉴스보도와 KBS 보도를 비교해 보았는데 SBS도 적어도 ‘미디어법 관련 보도’를 첫 소식으로 장식함과 동시에 꽤 오랫동안 메인으로 다룬 반면에 KBS 9시뉴스는 앞에 한두번 다루고 계속해서 ‘개기일식’관련 보도만 쏟아냈다.
물론 오랜만에 일어난 일이라 다른 방송사에서도 다뤘지만 ‘미디어법날치기 통과’ 보다도 비중있게 다루어질만큼 중요한 것인지 KBS 데스크에서하는 ‘게이트키핑’이 의심스럽다.
그밖에도 ‘대통령이 시골에서 트랙터 탄다던지, 시장에서 오뎅과 떡볶이 먹는 것’ 등과 같은 ‘겉치레 친 서민행보’는 자세하게 보도 하면서도 평택에서 ‘쌍용차사태’로 인해 죽어간 사람들의 소식은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다. 사실 사장이 ‘친 정권 인사’ 인데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공영방송의 너무나도 ‘당연한 의무’를 기대하는 건 무리인 듯 싶다. 이병순 KBS체제 1년은 ‘기계적인 중립’ 만 난무할 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몇몇 의식 있는 KBS직원들은 어떻게든 저항의 움직임을 보였으나 그것은 너무나 미약했다. 이와 관련해 KBS 경제부 김원장 기자는 “여러분들이 예상하는 ‘KBS의 어려움’ 의 10배로 힘들다.” 고 전해 KBS 언론인들의 고초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한편, 정연주 전 사장은 법원의 무죄판결이 있은 후, 오랜만에 오마이뉴스를 통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자신과 흡사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여긴 엄기영 MBC 사장에게도 “그들이 무슨 짓을 해도 결코 스스로 물러나지 마십시오”라며 운을 뗀 장문의 편지를 썼다.
“최소한 저들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폭로하기 위해서라도, 그래서 그러한 것들이 역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포클레인으로 당신을 강제로 들어낼 때까지 그 자리에서 의연하게 버티셔야 합니다.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많은 벗들이 당신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이 그리하리라 확신합니다. 사람 좋은 웃음을 씩 웃으면서, 그리고 한국 방송 앵커의 상징적 존재로서 자존심을 지키면서 말이지요.” 라며 어떻게 해서든지 정권의 무차별적인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공영방송’을 지켜내 ‘민주주의’의 상징이 되라는 부탁을 간곡하게 했다.
마지막 남은 공영방송 ‘최후의 보루’인 MBC도 ‘풍전등화’의 상태
이런 메인 언론사들의 위기 속에서 MBC의 최대 주주인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 다가왔다.
그런 ‘방문진’이란 것은 KBS, EBS 와 마찬가지로 ‘공영방송’ 이라는 ‘국영방송’ 과는 사뭇다른 ‘국민들을 위한 국민의 방송’ 이라는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가 방송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장치’이다. 적어도 ‘땡전뉴스나 보도지침’ 이라는 역사적으로도 굴욕적인 ‘관치방송’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해놓았다. 그런데 이런 취지와는 너무나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 권한’은 정말 어이가 없다.
그렇게 ‘방통위’는 당연히 친 정권, 친 보수적인 ‘뉴라이트’ 인사를 대거 MBC이사로 선임했다. 그 이사들 중에서 뉴라이트 색채를 물씬 풍기는 김우룡 이사장이 ‘MBC 경영진 때리기’ 본격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실 이번 사태 이전에도 MBC에서는 비교적 그전과는 약간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정부에 대한 비판의 강도와 사회적 뜨거운 현안에 대해서 비교적 몸을 사리는 보도를 해온것이다. 이것의 전환점은 신경민 전 뉴스데스크 앵커가 갑작스럽게 물러나게 될때 였다. 어느날 위로부터 ‘앵커교체’ 지시를 받은 신경민 앵커는 마지막 클로징 멘트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회사 결정에 따라서 저는 오늘 자로 물러납니다. 지난 일 년여, 제가 지닌 원칙은 자유, 민주, 힘에 대한 견제, 약자 배려, 그리고 안전이었습니다. 하지만 힘은 언론의 비판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암울했습니다. 구석구석과 매일 매일,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밝은 메시지를 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희망을 품은 내일이 언젠가 올 것을 믿습니다. 할 말은 많아도 제 클로징 멘트를 여기서 클로징하겠습니다.”
어쨌든 신경민 앵커가 앵커를 못하기 시작했던 이후로 확실히 MBC 뉴스데스크 논조가 예전보다는 못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 앵커를 물러나게 한 엄기영 사장을 한때 ‘변절자’라고 낙인하기도 했다. 마침 그 당시 ‘황석영 변절 논란’ 이 한창이던 때와 맞물려서 말이다. 그러나 적어도 기자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그런 최종 결정이 올바른 선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엄기영 사장은 예전의 ‘기자와 앵커’ 시절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MBC 말단 직원의 월급까지 신경 써야 하는 입장에서 날이 갈수록 대외적으로 경제사정이 안좋아 광고는 날로 떨어지고, 정부는 계속해서 때리고 있고, 본인의 월급도 삭감했지만 재정상황은 나이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 회사의 CEO로서 큰 고민이 있을 것이다. 결국 ‘신경민의 촌철살인 클로징멘트’ 만 없으면 광고문제, 정부의 공격도 다 해결될 것이라고 순간적으로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MBC의 대표 보도 프로그램인 ‘PD수첩과 뉴스후’는 정권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까지 사람들이 MBC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떻게든 정권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을 끝내 무릎 꿇게 만들고 싶은 것인지 계속해서 PD수첩을 공격한다. ‘천신일’과 ‘장자연 리스트’는 그냥 대충 수사해놓고서는, PD수첩 광우병편에 대한 수사는’ ‘고 노전대통령’ 과 ‘미네르바’, ‘고대녀 용산참사 집회’ 때처럼 아주 무섭게 수사를 진행한다. 사실 작년 법원에서도 별다른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던 ‘PD수첩 광우병 보도’를, 담당 검사도 양심에 찔린다며 스스로 관둬버린 사건을 구지 이렇게 물고 늘어지는 그 ‘저의’가 정말로 의심스럽다.
이제는 정부의 사명을 받고 MBC내부로 침투해온 ‘방문진 이사’들의 노골적인 때리기가 눈에 보이듯 뻔하니 이제부터 엄기영 사장은 그 ‘맷집’을 키워야 할것이다. 이미 첫 이사회에서 뉴라이트 출신 이사들과 김우룡 이사장은 그 첫 테이프를 아주 강렬하게 끊었다. 이런 위기상황을 직감해서 정연주 전 KBS 사장도 급하게 행동했던 것이다. 엄사장은 방문진의 충고 아닌 충고를 수렴해 ‘뉴 MBC플랜’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외부로부터 ‘공정성’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공정성’에서 낙제점을 받은 프로그램은 전파를 타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 ‘공정성’이란 말, 특히 ‘방송에서의 공정성’ 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런데 엄사장이 말하는 ‘공정성’은 부디 ‘정부를 비롯한 권력을 비판하는 보도를 없애는 공정’ 이 아니길 바래본다.
엄 사장은 지금 이 시점에서 죽을 만큼 힘이 들것이다. 그럴수록 국민들을 바라보고, 신뢰를 잃어버린 KBS의 지난날들을 바라보면 그 고통을 이겨내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될지 확신이 들것이다.
‘1차 미디어법 대전’ 의 승패와 곧 다가올 ‘제 2차 미디어법 대전’
7월22일 미디어법이 끝내 본회의로 날치기 상정되었다. ‘대리투표, 같은 회기 재투표 논란’ 등 누구나 인정하는 ‘법적하자’가 분명한 사안으로 인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방통위’는 사실상 미디어법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진행 중이다.
새로운 방송 사업체 신청자를 받고 있고, 신문도 10조미만 기업이 100% 소유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그리고 길게 말했듯이 정부는 ‘지상파 방송 장악 계획’ 도 언행일치를 전혀 무시하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사실상 이 정도만 가지고도 ‘보수 정부여당’과 ‘진보 야당시민사회단체’ 간의 미디어법 대전은 한쪽의 승리가 유력해 보인다. 그러나 그런 판도를 갈라놓을수 있는것이 바로 ‘헌법재판소’의 이번 사태에 대한 판단이다. 곧, 그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이번 기세에 너무 승승장구했는지, ‘제2차 미디어법 대전’을 암시하는 ‘공영방송법’ 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의 핵심은 KBS1의 수신료를 올리고, KBS2와 MBC를 SBS처럼 민영화 아니 ‘사영화’ 시키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필사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전 MBC사장이었던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명박정부는 일본식 방송체제를 만들려 하고 있다. 정권과 정치권에 쩔쩔매는 NHK. 국민 생활에 관심 없는 다수의 민영방송들. ‘1공영 다민영 체제’가 일본식 방송시스템이다. 그걸로 자민당 54년 체제가 유지됐다. 한나라당이 이걸 따라하겠다는 거다. 한나라당도 자민당처럼 50년 영구집권 해먹겠다는 거다.” 라고 밝힌 것 처럼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공영방송법’을 제2의 ‘언론악법’으로 규정하고 막아야한다고 주장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저널리스트......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나탈리아 에스테미로바
러시아 정부는 반군인 체첸을 진압한다는 명목으로 무차별하게 민간인을 학살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알리고 비판했던 언론인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는 체첸인들의 비참한 죽음과 그로인한 두려움을 알리는데 노력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그런 안나를 얹잔아했다. 그리고 끈임 없이 협박하고 위협했다. 그런 그녀는 ‘독살위기’를 당했음해도 불구하고, [더러운 전쟁]등의 책을 펴내며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2006년 그녀는 그녀의 사저에서 암살당하고 말았다. 그 암살현장에서 남은 건 마지막까지 쓰고 있었던 그녀의 ‘마지막 기사’ 였다.
그녀는 ‘죽음앞에서도 멈출수 없었던 이유’ 를 말했다.
물론 두렵습니다. 하지만 체첸인들과 함께 그 구덩이 안에서 살아오며 알았습니다. 가장 절망적인 순간은 사태를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말이나 행동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의 마지막 인터뷰 중 -
그런 그녀의 친구이자 안나와 비슷한 길을 간 또 한명의 언론인 나탈리아 에스테미로바. 2009년 7월15일 나탈리아는 괴한 4명에게 납치·살해당했다. 그녀는 체첸 전쟁 당시 러시아 당국이 체첸 인을 상대로 저지른 인권 침해 증거를 수집하고 희생자 가족들의 소송을 도왔다. 올 1월, 체첸 소녀를 성폭행한 러시아 군 간부의 가석방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한 직후 암살된 인권변호사 스타니슬라프 마르켈로프와도 오랫동안 동행했다. 이 때문에 이들의 활동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친 러시아 성향의 체첸 집권세력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예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의 지금 몇몇 저널리스트들은 지금 이 정부의 행보에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렇게 계속 나간다면 나중에 반드시 ‘국민과 역사의 칼날’에 심판을 받을 것이다. 비록 비참하게 살인당한 두 러시아의 저널리스트였지만, ‘진정한 저널리즘’을 실현한 전 세계의 언론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족적을 남겼다.
한낱 언론인이라면 목숨을 바치지는 못하더라도 항상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고 ‘자신의 양심’을 지켜야 하지 않을까?
양심을 지키는 ‘저널리스트’가 있어야 ‘한국의 저널리즘’도 지켜질 수 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이 강연에서 예비 언론인들에게 말했다.
“지금의 흐름은 시대의 흐름과 어긋나기 때문에 오래 가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는 지그재그로 오늘까지 왔지만 그 과정에서 발전하고 진보했다고 확신한다. 나는 역사의 낙관을 한 번도 버려본 적이 없다.” 고 했다. 결국 이정부의 만행과 각종 추악한 추태는 소멸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저널리스트는 ‘미디어법과 정부의 언론 길들이기’ 라는 풍파가 닥쳐도 조금만 참아내고 이겨내면 곧 다시 숨통이 트이는 한국에서 저널리즘을 실현할 수 있을 거라는 소리다.
정연주 전 사장은 ‘컵라면 저널리스트’라는 말을 했다.
“철저한 프로는 어느 것에 의해서도 자신의 양심이나, 자유의지를 지배당하지 않는다. 사주, 자본의 영향력에 지배받지 않고, 언론인의 기본자세에 충실한 진정한 프로가 돼야 한다. 요즘처럼 언론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고 하면서, “꼭 유력 매체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것만 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개인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것으로 활동하는 것 도 ‘1인 미디어시대’의 하나로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것이 ‘컵라면 저널리스트’ 라는 것이다.
결국 국민들에게 ‘미디어법 사태’를 해결해달라고, 관심 좀 가져달라고 하기전에 먼저 기자들이 ,언론인들이 몸소 실천하고 그 다음에 국민들과 함께 나아가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러시아에서는 푸틴이 대통령에 취임한 뒤, 반정부 성향 언론인과 인권운동가 20여명이 살해됐지만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진 건 단 한 번도 없다. 그래도 이렇게 무서운 ‘언론취약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진정한 저널리스트’가 있어서 언젠가는 바뀔 거라는 희망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러시아처럼 ‘언론인을 살해 했다는 이야기’까지는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이 시대 한국의 저널리스트는 거의 죽을 맛일 거다. 권력이 다채롭게 언론을 탄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죽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자신이 어느새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저널리스트는 권력에 굴종한 순간 이미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박효영 hyobal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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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은 지난해 구본홍 씨(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 언론특보)를 정부가 낙하산인사로 사장자리에 앉히려고 할 때부터 ‘비극’이 시작되었다. 사실 ‘공영방송’ 형태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YTN은 그 특성상 정부가 사장을 임의로 임면(임명과 파면)할 수 없으나, 그 어떤 압력이 가해졌는지 ‘YTN이사회’는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구본홍’을 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때부터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이 주축이 되어 기나긴 투쟁에 들어갔다.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참가한 노조원들은 ‘낙하산 사장은 물러나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싸우면서 구속되기도 했고, 생방송 도중에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 운동을 했다가 해고되기도 했다. 이들은 감봉은 기본에, 지방 강제 발령 등등 각종 회사의 보복에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구본홍 사장이 자진사퇴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기나긴 노조의 투쟁은 ‘작은 결실’을 맺는듯 했다. 그러나 사장 직무 대행을 맡은 배석규 임시 사장은 보도국 투표를 거쳐 선임된 보도국장을 일방적으로 교체하고, 임장혁 <돌발영상> PD를 대기발령 시켰다. 그리고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거나 정부에 비판적인 멘트를 한 앵커를 포함한 5명을 사전 논의 없이 타 부서로 발령하는 등 ‘구본홍체제’ 때보다도 더욱더 가혹한 보복을 자행하고 있다. YTN 근무자들은 ‘권력’ 과 권력에 잘 보이려는 사람들로부터 혹독한 체험을 강요당하고 있다. EBS또한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EBS에서도 정권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달부터 EBS 사장 및 이사 후보자를 공개모집했다. 그래서 사장직에 모두 14명이 지원하고 7명의 이사직에 84명이 지원했다. 9월 중순 임기 만료되는 EBS 이사 9명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추천하게 되는 2명을 제외한 7명을 모두 방통위가 선임 할 수 있는데 그런 막중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방통위’ 가 너무나 ‘친정부적’이라는 것이 심히 우려스럽다. 아마 예전의 ‘안기부’ 처럼 정부의 ‘언론 컨트롤’ 부분을 도맡아 하는게 ‘방통위와 최시중 위원장’ 인거 같다. 그래서 정부의 눈에 거슬리는 보도를 조금이라도 보이는 방송의 경우 ‘방통위’는 곧바로 ‘메스’를 들이댄다. 지난해(2008) 8월 ‘EBS 지식채널e’ 연출자 김진혁 PD가 갑자기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 이에 앞서 올해 5월에는 ‘EBS 지식채널e’ 에서 영국의 광우병 문제를 다룬 ‘17년 후’가 제 시간에 방영되지 않았다가 여론 악화로 뒤늦게 방영되었다. ‘EBS 지식채널e’ 는 평소 약자의 삶을 비추고, 강자의 횡포를 짧은 영상 속에 잘 녹여낸 프로그램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현재 프로그램 성격이 변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8월 PD 교체 뒤 방송 소재들이 사회적 현안보다 인간, 지식·정보, 자연, 철학 등에 과도하게 집중된 경향을 보였다. 짧은 영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곳에도 ‘정부의 조용한 메스질’이 있었던 것이다. ‘정연주’를 쫓아내고, KBS를 ‘정권의 시녀’로 만들어 지난해 쫓겨난 정연주 전 KBS 사장의 강제로 쫓겨난 이유는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업무상 배임’ 이란다. 공영방송의 최대목표는 ‘국민을 위한 방송보도 실현’ 일 텐데 적자를 냈다고 강제 해임 시킨 것도 이상하지만, 얼마전 법원에서 정연주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줘 그 법적으로도 정연주 전 사장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았다. 그만큼 정부는 ‘방송장악’의 의도로 정연주 전 사장을 강제로 쫓아냈다는 이야기가 더욱더 명확해지는 부분이다. 사실 대통령이 KBS의 사장을 ‘임명’ 할 수는 있지만 ‘해임’ 할 수는 없다. 법적으로 ‘임명권’을 보장한다는 것을 스스로 ‘임면권’이라고 우겨서 쫓아내야하는 ‘속내’가 있는듯 하다. 결국 물러난 정연주 이후에도 혹여나 했지만 ‘2MB의 끄나풀’ 인 ‘이병순 현 KBS 사장’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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