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날 기념행사 참가자들이 동물옷을 입고 행사를 치루고 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학생의날] 500여 참가자들 “학교 다니기 너무 힘들어요” “두발자유” 등 개인 구호들고 퍼레이드 펼쳐
대한민국 그 어느 곳보다 팍팍한 학교생활을 하는 수원지역 청소년들. 모든 삶이 입시, 전통, 학교에 얽매여 있던 청소년들이 수원역 앞에서 한 번 떨쳐 일어 나섰다.
청소년들이 11월 8일 오후 2시부터 수원역 앞에서 80돌 학생의 날 기념행사를 펼친 것이다. 학생의 날(학생독립운동기념일) 기념행사는 크게 2부로 나뉘어서 진행되었다.
1부는 학생의 날 기념행사 기획단 청소년들 콩트 및 공연이었다. 학생들은 ▲현대식으로 해석한 학생의 날 유래 ▲학생 항일 운동의 전국적인 전파 ▲ 학생의 날의 현대적인 의미를 재미있는 연극을 통해 설명하였다.
1부를 진행하는 중간에 학생의 날 기념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조선인 학생옷(남,녀) / 일본 기모노 / 동물복장옷 등을 갖춰 입고 각자 외치고 싶은 구호를 적어서 들고 있었다.
500여 명의 학생들이 들고 있던 피켓 가운데 가장 많이 나온 구호는 <강제 야간자율학습을 선택제로 하라>와 <두발자유>였다. 수원여고에 다니는 김 모양(17)은 “선생님들이 학기초에 야자를 할 건지 안 할 건지, 체크하는 종이를 나눠주긴 하는데, 사실상 ‘안 하겠다’란에 체크해서 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는 “대놓고 무조건 체크하라고 압박을 하시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야자 지도 방식에 김 양은 불만을 토로했다. “이럴거면 뭐하러 야자 동의서를 나눠주는지 모르겠어요.”
이러한 강제 야자의 문제는 비단 수원여고 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원지역에서 만해도 수원고, 영생고, 유신고, 효원고, 청명고, 동원고, 영덕고, 수성고, 매화고, 수일고, 권선고 등 대부분이 강제 야간 자율 학습을 지도한다.
영덕고 1학년에 재학 중인 A 양도 위와 같이 토로하며, “제발 야자 할 사람만 시키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어차피 공부 안할 애들까지 잡아 놓으니까, 공부할 애들은 시끄러워서 방해되고, 안 할 애들은 그 애들대로 힘들다”고 말했다.
강제 야자와 함께 가장 많이 나온 구호는 ‘두발자유’ 구호였다. 수원지역 학생들은 얼핏봐도 서울지역의 학생들 보다 훨씬 잛은 두발을 하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수원 학생들은 너무 절박하게 이 구호를 외쳤다.
수원 동성중학교 2학년 박모 양은 “다른 지역 아이들보다 너무 우리 학교만 심하게 머리를 잡는 것 같다”고 운을 떼였다.
박 모 양은 이어 “우리 학교(동성중) 여학생의 경우 귀밑 5㎝로 머리카락이 뒷덜미 카라에 닿으면 안되는데, 다른 학교에 비해 너무 엄격한 거 같아서 싫다”라고 말했다.
박 모 양의 친구 J 모 양도 “학교에 가는 버스에서 다른 학교 애들만 보면 너무 쪽팔리다”며 “제발 머리를 묶을 수 있을 만큼이라도 기르게 해주면 좋겠어요. 우리가 파마나 염색을 하게 해달라는 것도 아닌데, 왜 우리 이야기를 안들어 주는지 이해가 안 가요”라고 학교 측의 과도한 규제를 성토했다.
학생들은 이어 급식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수일고 1학년 K모 학생(17)은 “우리 학교 급식은 엄청 구리다”라고 한 마디로 표현했다. K모 학생은 “우리(수일고)는 다른 데처럼 식판에 급식을 덜어 주는 게 아니라, 도시락으로 나오는 데, 식어 있다”라며 “돈가스는 거의 젤리 식으로 굳어 있고, 국에서는 애벌레가 나오기도 한다”라고 말하며 급식의 위생상태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한편, 학생의 날 기념 행사 2부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피켓을 손에 들고, 정리된 요구사 항을 외치며 수원역에서 매산 사거리를 경유하여 수원역 앞에서 학생의 날 기념 행사와 퍼레이드를 펼쳤다.
학생들은 이후 수원역 앞에서 행사를 정리하였다. 행사가 정리되고 난 뒤 일부 학생들은 경기도 무상급식 예산안 2010년 통과를 위한 서명운동을 받기도 했다.
김만중 기자 whysunrise@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500여 명의 학생들이 들고 있던 피켓 가운데 가장 많이 나온 구호는 <강제 야간자율학습을 선택제로 하라>와 <두발자유>였다. 수원여고에 다니는 김 모양(17)은 “선생님들이 학기초에 야자를 할 건지 안 할 건지, 체크하는 종이를 나눠주긴 하는데, 사실상 ‘안 하겠다’란에 체크해서 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 학생이 간절하게 〈두발완화〉피켓을 들고 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머리 좋은 애만 학교다니냐? 성적 안좋은 애들은 사람취급도 안해주냐~!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행사 참가자들이 각자 적은 구호를 들고, 수원역 앞 육교에 올라가 시민들에게 외치고 있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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