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중학생, ‘공부하는 힘’이 열쇠다
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 5. 단계별 풀이과정을 적어라 아이들은 ‘빠르게 푸는 것’에 지나칠 정도로 강박적이다. 성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빠르게 푸는 데에만 집중하는 아이들은 단순한 문제는 공식을 이용해 기계적으로 잘 풀지만, 사고력을 요하는 고난도의 문제는 손도 못 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나는 수학이 안 돼”라며 수학을 혐오하기도 한다. 이처럼 ‘단순한 기계적 빠름’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수학에서 ‘빠르게 푼다’는 것은 자신이 배운 내용을 문제풀이에 빠르게 적용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를 위해선 풀이 과정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이런 연습이 안 돼 있다. 아이들은 문제집 빈 곳 또는 연습장 이곳저곳에 풀곤 한다. 이런 경우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풀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이중으로 든다. 그리고 자신이 푼 과정을 검토하기도 힘들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계별 풀이 과정을 순서대로 적어보자. 이렇게 하면 자신이 푼 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논리적 오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a+7b-( )=4a-6b에서 ( ) 안에 들어갈 식을 계산하시오”란 문제는 우변을 통째로 이항해 ‘2a+7b-(4a-6b)=( )’로 쓴 뒤 괄호를 풀어 ‘2a+7b-4a+6b=( )’, ‘-2a+13b=( )’로 계산하면 답이 나온다. 그런데 두 번째 단계를 ‘2a+7b-4a-6b=( )’로 계산해 틀리는 경우가 많다. 풀이 과정을 한곳에 모아 단계별로 적어놓은 학생이라면 전 단계 풀이 과정과 비교해 틀린 부분을 쉽게 확인하고 고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이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풀어야 한다. 자칫하면 이 과정에서 다른 부분에서 또 틀릴 수도 있다. 풀이 과정을 단계적으로 적으면 사고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고, 답이 틀려도 오류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반복적인 실수도 줄일 수 있다. 답이 틀렸다고 무조건 다시 푸는 것보다는 풀이 과정을 정밀하게 살펴보고 과정을 검토해 오류를 논리적으로 찾아내는 연습을 하자. 학년이 올라갈수록 풀이 과정은 점점 복잡하고 길어지기 때문에 ‘논리적 순서로 풀이 과정을 적는 습관’은 문제를 빨리 풀기 위한 가장 큰 힘이 된다.
장이지 1318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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