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 8.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공신’(공부의 신)들은 출제자의 처지에서 문제를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그러자면 각 단원의 핵심 내용을 고를 수 있어야 하고, 틀리기 쉬운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 출제 과정 자체가 훌륭한 학습법인 것이다. 하지만 개념이 확실히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를 새로 만들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땐 이미 있던 문제를 변형하면서 출제자의 의도를 짐작해보자. 문제를 바꾸기 위해선 분석하는 게 먼저다. “수미네 가족은 280㎞ 떨어진 시골에 갔다.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80㎞로 달리고, 일반도로에서는 시속 60㎞로 달려 총 4시간이 걸렸다. 고속도로에서 달린 거리를 구하시오.”란 문제는 각 구간별 걸린 시간을 기준으로 푼다. 고속도로에서 달린 거리를 x로 놓고, 걸린 시간을 ‘x/80’, 일반도로에서 걸린 시간을 ‘(280-x)/60’으로 나타낸 뒤 두 식을 더해 ‘(x/80)+(280-x)/60=4’란 식을 세워 풀 수 있다. 이렇게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했다면 몇몇 요소를 바꿔보자. 단순하게 말이나 숫자를 바꿔 “은지는 집에서 100m 떨어진 학교에 갔다.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친구들을 만나 걸었더니 총 20분이 걸렸다. 자전거를 타고 간 거리를 구하시오”로 만들거나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에서 달린 거리를 120㎞와 160㎞로 놓고, 모두 걸린 시간을 4시간으로 준 뒤 구간별 평균속력을 구하라는 문제로도 바꿀 수 있다. 이렇게 속력을 구하는 문제로 바꾸면 처음에 썼던 ‘시간(t)=거리(s)/속력(v)’ 공식도 ‘속력=거리/시간’으로 바꿔 써야 한다. 문제를 바꾸기 위해선 핵심 공식을 자유자재로 변형해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문장제 문제와 수식과의 관계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출제자의 의도인 ‘거리-속력-시간 관계를 정확히 알고 있는가?’ ‘문장제 문제를 식으로 바꿀 수 있는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익숙해지면 여러 문제를 하나로 합쳐 난도 높은 문제도 만들어보자.
친구와 짝을 지어 문제를 내고 풀어보자. 그리고 서로에게 설명하면서 오류도 찾아보자. 이런 훈련을 통해 출제자의 의도를 알 수 있다. 1318 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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