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84. 문학적 상징의 의미
85. 작품 속의 심리와 삶의 방식
86. 섬세한 읽기와 작품 감상 ※ 다음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필요한 활동이 아닌 것은? 점심 먹고 길 떠나서, 이십 리는 겨우 가서 날 저물고 큰비 오니 길이 질기 참혹하여 미끄럽고 쉬는지라, 가마 멘 다섯 사람이 서로 가며 번갈아 하여 갈 길이 전혀 없어 둔덕에 가마 놓고, 이윽히 주저하고 갈 뜻이 없는지라, 사면을 돌아보니 천지가 어둑하고, 일행들은 간 데 없고 등불을 꺼졌으니, 지척은 불분(不分)하고 망망한 한밤중에, 말 못하는 일본사람들만 의지하고 앉았으니, 오늘밤 이 모습은 고단하고 위태하다, 가마꾼이 달아나면 낭패가 오죽할까. 그 사람들의 옷을 잡아 흔들어 뜻을 보이고, 가마 속에 있던 음식 갖가지로 내어주니, 시끄럽게 먹은 후에 그제야 가마 메고, 마디마디 전진하여 곳곳이 가 이러하니 만일 음식 없었으면 필연코 도주할 듯, 삼경쯤은 겨우 되어 대원성(大垣城)을 들어가서 두통하고 구토하여 밤새도록 크게 아팠다. - 김인겸, ‘일동장유가’를 현대어로 고침 ① 이 작품이 쓰인 시대적 배경을 알아본다. ② 이 작품에 나타난 여정의 지리적인 배경을 알아본다. ③ 조선 시대 가마의 종류를 알아본다. ④ 조선 시대에는 일본인에 대한 인식이 어떠했는지를 알아본다. ⑤ 조선 시대의 기행 가사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문학 작품은 인간의 인지적·정의적 활동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문화의 한 양식이다. 작품 속에 들어 있는 인물의 심리와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문학 감상 능력을 기르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작품은 작가가 영조 39년(1763) 일본 통신사의 정사인 조엄을 수행해 에도(지금의 도쿄)까지 다녀온 뒤 쓴 기행가사이다. 작품 속에는 구체적인 여정과 견문뿐만 아니라 일본 가마꾼을 불신하는 장면을 비롯해 당시 조선인들의 일본인에 대한 인식이 드러난다. 작품을 감상하려면 시대적 배경이나 기행가사의 특징, 여정의 지리적 배경, 작품 속 삶의 방식 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③과 같이 ‘가마의 종류’를 아는 것은 작품 감상을 위한 일차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없다. ※ 다음 작품에서 작가의 명나라와 청나라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고, 이러한 인식이 형성된 이유를 말해보자. 청나라 여자는 발이 커서 남자의 발 같으나, 한족의 여자는 발이 작아 두 치쯤 되는 것을 비단으로 꼭 동이고, 신 뒤축에 굽을 달아 위뚝비뚝 가는 모양 넘어질까 위태롭다. 그렇다고 웃지 마라 명나라가 끼친 제도, 저 여자의 발 한 가지 지금까지 볼 것 있다. 아이들도 나와 구경하느라 주릉주릉 몰려 있다. 이삼 세 먹은 아이 어른 여자 추켜 안고 오륙 세 되는 것은 앞뒤로 이끈다. 머리는 다 깎아다 좌우로 한 줌씩 뾰족하니 땋았으되 붉은 당사로 댕기를 드려 복주감투 마래기 모자에 채색 비단 수를 놓아 검은 공단 선을 둘러 붉은 단추로 꼭지하고, 바지며 저고리도 오색으로 무늬를 놓고 옷소매 아래 배라기라는 것은 보자기에 끈을 달아 모가지에 걸었으니 배꼽 가린 꼴이로구나. -홍순학, ‘연행가’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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