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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민의 코믹소사이어티] 한국의 저승을 소재로 한 참신한 웹툰, 「신과 함께」
사람들에게 저승은 이중적으로 인식된다. 결코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은 기피의 공간이면서도, 동시에 궁금해서 한 번 쯤은 갔다 오고 싶은 호기심의 공간이다. 각 문화권의 신화에서 대부분 사후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저승에 대한 궁금함과 기피감의 산물이다. 직접 갈 수는 없지만, 누군가가 저승에 대한 이야기를 적음으로써 저승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단테의 「신곡」이나 그리스 ·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사후 세계에 대한 묘사는 끔찍함, 그리고 악행을 저지르지 말아야 겠다는 교훈과 함께 호기심을 해결해주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헌데 기독교식 저승, 불교식 저승, 그리스 · 로마 신화로 대표되는 라틴 세계의 저승, 중국의 저승, 일본의 저승을 다룬 문화 콘텐츠는 있어도 정작 한국 문화의 저승을 다룬 문화 콘텐츠는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인은 반드시 한국 문화를 접해야 한다는 소리가 절대 아니다. 바리공주, 강림도령 등으로 대표되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다양한 이야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저승 문화는 학술 연구에서 그쳤다. 바리 공주 설화를 다룬 애니메이션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구상 단계에서 마찰이 발생해 결국 프로젝트가 엎어지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네이버 만화에 연재 중인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는 3월 발매 예정인 스튜디오 애니멀의 애니메이션 「고스트 메신저」 (저승 설화를 채용해 청소년용 액션으로 변용시켰다.) 와 함께 한국 저승 문화 콘텐츠의 부재를 해소할 단비와 같은 존재이다. 전통을 다룬 만화가 흔히 저지르는 오류인 과도한 원소재 집착과 인기 압박에 의한 지나친 오버없이 「짬」, 「무한동력」에서 보여준 작가 특유의 스토리 전개로 저승을 맛깔지게 포장한다.
저승편 / 이승편 / 신화편으로 기획된 이 만화의 ‘저승편’은 한 인간의 죽음에서 시작한다. 장례식장에서 영혼으로 떠돌아 다니며 문상객을 지켜보던 주인공은 저승사자에게 부름을 받고 저승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49일 동안 벌어질 재판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생전을 떠오르고 여러 가지 해프닝을 겪는다. 주인공의 여정 중간 중간에 저승사자들의 사건이 결합되면서 만화는 단조롭지 않은 전개를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저승 문화를 작가가 21세기에 맞는 모습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저승사자들이 검은 양복을 입고서 주인공을 데려가고, 저승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 저승에서도 돈이 없는 사람은 추위에 고통을 겪는다. 저승에서 무료로 정해준 변호사와 함께 어떻게 하면 저승에 떨어지지 않을지를 함께 고민한다. 설정 자체는 한국 저승 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으나, 현대식으로 변용시켜 독자들에게 고리타분하지 않게 다가온다. 간혹 이런 모습은 서구적인 문화 변용이라 비판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건 학술 서적이 아니다. 저승 문화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독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스토리를 이끌어야 한다. 저승의 재해석은 독자가 스토리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고, 여러 가지 재미를 선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진다. 단순히 한국적인 요소를 몇 개 박아 넣고 설화 내용에 지나치게 충실한다 해서 좋은 작품은 될 수 없다. 만화를 포함한 모든 작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서편제」나 「취화선」과 같이 한국의 전통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 물론 있어야 겠지만 동시에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나 「전우치」같이 현대적으로, 또는 제작자 개인의 상상력으로 변용시킨 작품도 필요하다. 절대 어떤 한 방향만 최고라고 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소재를 틀 자체를 유지하면서 참신한 시선으로 재구성시킨 점에서 「신과 함께」는 계속 주목받아야 할 것이다.
성상민 기자 gasi44@paran.com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저승 문화를 작가가 21세기에 맞는 모습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저승사자들이 검은 양복을 입고서 주인공을 데려가고, 저승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다. 저승에서도 돈이 없는 사람은 추위에 고통을 겪는다. 저승에서 무료로 정해준 변호사와 함께 어떻게 하면 저승에 떨어지지 않을지를 함께 고민한다. 설정 자체는 한국 저승 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으나, 현대식으로 변용시켜 독자들에게 고리타분하지 않게 다가온다. 간혹 이런 모습은 서구적인 문화 변용이라 비판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건 학술 서적이 아니다. 저승 문화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독자가 지루하지 않도록 스토리를 이끌어야 한다. 저승의 재해석은 독자가 스토리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고, 여러 가지 재미를 선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진다. 단순히 한국적인 요소를 몇 개 박아 넣고 설화 내용에 지나치게 충실한다 해서 좋은 작품은 될 수 없다. 만화를 포함한 모든 작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서편제」나 「취화선」과 같이 한국의 전통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 물론 있어야 겠지만 동시에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나 「전우치」같이 현대적으로, 또는 제작자 개인의 상상력으로 변용시킨 작품도 필요하다. 절대 어떤 한 방향만 최고라고 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소재를 틀 자체를 유지하면서 참신한 시선으로 재구성시킨 점에서 「신과 함께」는 계속 주목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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