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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춤’ 잘 추는 내 딸에게 ‘공부’를 시켜야 할까?

등록 2010-02-04 14:19

강심장에 출연해 자신의 굴곡많은 스토리를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보이는 박가희  ⓒ sbs
강심장에 출연해 자신의 굴곡많은 스토리를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보이는 박가희 ⓒ sbs
[교육일반] 애프터스쿨 ´박가희´를 통해 본 청소년과 부모의 ‘동상이몽’




나는 ‘춤’을 좋아하지만 아버지는 ‘내가 춤추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sbs 강심장에 애프터스쿨 박가희(31)가 나왔다. 박가희는 데뷔전에 자신의 힘들었던 인생스토리를 풀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어렸을때 룰라의 채리나가 춤추는 것을 보고 춤에 매료됐다고 했다. 그녀는 그때부터 댄스가수의 ‘꿈’을 남모르게 키우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아버지가 엄격한 탓에 자신의 ‘꿈과 적성’을 알아줄리 만무했다. 진로문제로 딸과 갈등을 빚던 과정에서 그녀의 아버지는 딸이 모르게 평범한 대학에 원서를 냈고, 박가희는 그곳에 꼼짝없이 다닐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러나 20살에 그녀는 대학교를 다니던 도중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춤이 없는 것과 여러 상황들에 ‘숨막힘’을 느껴 가출을 감행했다. 가출하면 잡히기 일수였다. 그러나 그녀는 또 가출했다.

‘부모님의 바람’과 ‘자신의 의지’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도저히 좁힐 수가 없었다. 집밖에서 힘들게 생활을 하던 도중, 우연히 댄스팀에 들어가게 된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춤을 추면서 많은 시간을 흘려보낸다.


내 딸이 잘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

수많은 톱스타의 ‘백댄서’를 맡으며 바쁘게 지낸 그녀는 이내 회의감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이 가수가 되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늦은 나이에 그 꿈을 이뤄냈다. 가수가 된 이후에 아버지와 조우한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녀는 가출한 이후 7년간 아버지와 연락이 없었다.

“아버지가 이상한 게 아니라 그냥 무서웠어요.제가 좋아하는 것을 이해하지 않아주실 거 같아서 그동안 연락할 기회가 있어도 피했어요.” 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나 데뷔후에 당당히 스타가 된 ‘그녀의 모습’을 아버지가 대견히 여겨주신 것에 대해 그녀는 너무 고맙고 죄송하다고 말한다.

사실 연락이 닿지 않았을때도 아버지는 뒤에서 항상 ‘가출한 딸’이 걱정되어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 입장’에서 보면 가수라는 직업에 대해서 특별한 반감이 있었다기 보다는 그저 딸이 공부해서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살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즉, ‘내 딸을 위해서 내 딸이 잘되라고’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딸의 인생’을 힘들 게 만들 수도 있었다. ‘딸의 적성’과 맞지 않는 것을 부모라는 이유로 일방적인 강요를 할 수 없다. 딸의 인생은 딸이 사는 것이지 아버지가 대신 살아주는 것은 아니다.

혹여나 ‘자녀의 진로’를 지켜볼때 ‘경제적인 안정’을 이유로 ‘자녀의 적성’을 깡그리 무시하고 ‘전형적인 코스’만을 강요한다면, 그것은 ‘경제적인 안정’과 ‘자녀의 행복한 인생’ 모두를 쓰레기통에 집어넣는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박가희는 ‘춤’을 췄기 때문에 ‘행복’했다

만약 박가희가 춤을 추지 않고 공부를 했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본인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의 만족감’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박가희는 자신이 좋아하는 춤을 췄고,그 과정에서 ‘힘든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고 가수가 되었다. 그 ‘시련의 과정’을 이겨낸 이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지도 않는 공부를하고 대학에 갔다면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가끔 어른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 “세상살면서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 수 없어!” 하면서 나의 적성에 맞는 일만 할 수는 없다고 하신다. 사실 그 자체만 보면 정말 맞는 말이다. 어떻게 세상 살면서 ‘좋은 일’만 생기고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것을 오해하면 안된다.

부모가 ‘자녀가 원하지도 않고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을 강요한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큰 ‘모순’이다. 자녀는 저절로 좋아하는 것만 하는게 아니다. 자녀 스스로가 ‘적성’에 맞는 것을 찾고, 그 적성을 바탕으로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위해서 눈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수 없는 것’, 바로 그런 ‘시련의 과정’을 극복해야하는 것이다.

박가희는 춤을 춰야 빛날 수 있고, 박지성은 축구를 해야 빛날 수 있고, 김연아는 피겨를 해야 빛날 수 있다. 그들도 한명의 평범한 청소년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다양한 재능을 가진 청소년이 존재한다. 그런 다양한 재능을 가진 우리 청소년들에게 모두 ‘앉아서 대학가는 공부’를 강요해 공무원이 되기를 바란다면, 그것만큼 세상에서 어리석은 ‘넌센스’는 없을 것이다.

박효영 hyobal22@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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