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벌써 10년 전쯤 일이지만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을 읽고 정말 우리가 하는 말의 위력을 실감한 기억이 생생하다. 말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무생물인 물이지만, 그 물에 대고 아름답고 긍정적인 말을 하면 물의 결정체가 아름다운 육각 구조가 되지만, 부정적인 말을 한 물은 그 구조가 그리 아름답지 않은 형상을 띠게 되는 것을 현미경 사진으로 찍어 놓은 것이었다. ‘그럴 수 있겠구나’ 하면서도 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정말로 그럴까’라는 마음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지난해 한 방송사가 만든 ‘말의 힘’이라는 동영상을 보았다. 흰쌀밥을 지어 두 병에 넣고 각각 ‘고맙습니다’와 ‘짜증 나’라는 말을 써 붙이고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병에는 긍정적이고 예쁜 말을 하도록, ‘짜증 나’ 병에는 부정적이고 화나는 말을 해 줄 것을 부탁했다. 한 달 뒤 확인하니 긍정적인 말을 들은 병의 밥은 발효된 것처럼 누룩과 비슷한 냄새가 났지만, 부정적인 말을 들은 병의 밥은 거무튀튀한 색으로 부패해 있었다. 10년 전 <물은 답을 알고 있다>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렇다! 말 자체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긍정적 말은 긍정적 에너지를, 부정적 말은 부정적 에너지를. 무생물에도 말의 에너지가 영향을 미치는데 사람에게는 얼마나 크겠는가? 우리 몸의 70%가 물이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의 논리라면 좋은 말을 들으면 내 몸에 있는 여러 형태의 물 결정체들이 아름다운 구조가 될 것이다. 청소년 캠프 때 학생들에게 부모한테서 들은 부정적인 말을 표현하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주저하다가 뱉어내기 시작했다. 어떤 말은 정말 심한 욕설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자기 자식에게 할 수 있었을까 궁금했다. 어떤 말은 내가 보기엔 부모가 무심코 뱉은 말인 것 같은데도 아이는 상처로 간직하고 있었다. 어떤 학생은 말하다가 울어버리기도 했다. 그런 장면을 지켜보며 어린 영혼이 부정적인 말 한마디로 인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지금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무게감이 전해졌다. 부모가 해야 할 일, 지켜야 할 일이 정말 많다. 그중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긍정적인 말을 한다는 것이 몸과 영혼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이해인 수녀의 시 ‘향기로운 말’을 읽으며 ‘무릇 좋은 말이란 이런 말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시고/ 남의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먼저 보는/ 긍정적인 말을 하게 하소서// 매일 정성껏 물을 주어/ 한 포기의 난초를 가꾸듯/ 침묵과 기도의 샘에서 길어올린/ 지혜의 맑은 물로/ 우리의 말씨 가다듬게 하소서/ 겸손의 그윽한 향기/ 그 안에 스며들게 하소서.”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한국코칭센터 전문교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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